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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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글

푸코의 강의

비평쟁이 괴리 2011. 8. 13. 23:28

콜레쥬 드 프랑스Collège de France’에서의 푸코Foucault의 마지막 강의록, 진실을 말하는 용기가 출간되었다고 르 몽드지가 전한다. 그와 절친한 친구였던 역사학자 폴 벤느Paul Veyne의 인터뷰가 서평과 함께 실려 있는데, 푸코 강의실의 분위기를 회상하고 있다. 특별히 인상적인 점 두 가지. 첫째, 무수한 청중이 그의 강의실에 몰려 들었다는 것. 다른 교수들의 방청자가 25명일 때 그의 청중은 1,000명이었다는 것이다! 푸코가 아닌 교수들의 비애가 둑 위를 찰랑거리는 장마비 같았겠다. 그들 입장에 서서 반추하니 참 처연스럽다. 강의를 끝내야 한다는 의무감과 더불어 차라리 푸코를 들으러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뭉게뭉게 일었으리라. 어쨌든 또 하나 인상적인 건, 푸코의 강의 태도: “목소리가 높지도 않았고, 압도적이지도 않았다. 정반대로 그는 매우 솔직하다는 인상을 줄 줄을 알았다. 청중을 존중하고 그들을 동류로서 대했다. 푸코는 치밀히 강의를 준비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글로 만들어 왔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그대로 낭독하지 않고, 마치 방금 생각들이 떠올랐다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나직한 목소리로 풀어나갔다.” 마지막 언급은 지극히 난해한 비급요결같은 느낌이다. 철저한 준비까지는 땀을 많이 흘려서 어찌어찌 따라간다고 치자. 그런데 그걸 어떻게 방금 생각났다는 듯이 말할 수 있을까? (2009.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