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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 이 글은 ‘문학과지성사’의 ‘대산세계문학총서’의 ‘기획의 말’로서 씌어진 것이다. 필자가 집필하고 ‘대산세계문학 발행 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채택되었고, 현재 ‘대산세계문학총서’의 모든 책의 말미에 수록된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의 관계에 새로운 단계가 시작되었다는 판단하에 이 글이 유의미하리라 판단해 올린다. 21세기 한국에서 ‘세계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자국문학 따로 있고 그 울타리 바깥에 세계문학 따로 있다는 말인가? 이제 한국문학은 주변문학이 아니며 개별문학만도 아니다. 김윤식·김현의 『한국문학사』(1973)가 두 개의 서문을 통해서 “한국문학은 주변문학을 벗어나야 한다”와 “한국문학은 개별문학이다”라는 두 개의 명제를 내세웠을 때, 한..
※ 이 글은 2015년 ‘파리도서전’(3월 16-21일)에서 발표된 것이다. 잘 알다시피 한국은 동북아시아 3국 안에 위치해 있다. 옆에 있는 두 나라는 정치·경제적으로 강국인 데다가 문화적으로도 아주 오래전부터 세계에 자신을 알려 왔다. 서양인들은 중국과 일본의 특징들을 꼽는 데 익숙하다. 중국의 미술에는 도가적 신비주의가 있다거나 일본의 문화는 “기호의 제국”, 즉 정교한 인공성의 문화라는 등 말이다. 그런 판단과 함께 한국의 문화·예술에 대해서도 비슷한 질문을 던진다. 그런데 한국문학에 대해 고유한 특성을 얘기하기가 쉽지 않다. 아주 오래전부터 전래되어 온 한국문화는 분명 있다. 하지만 그것은 오늘의 한국문학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한국문학은 전통적인 한국 고유의 것에서라기보다는 보편적이라고 ..
※ 아래 글은 최근 문체부의 '한국문학 번역원'의 실태조사와 언론보도가 야기한 소란을 보고 걱정이 되어 쓴 글로서, 조선일보 인터넷 버전에 '기고' 형식으로 게재되었다. 조선일보 홈페이지에서 읽을 수 있다. 신문사의 양해를 얻어 블로그에도 올린다. 최근 ‘한국문학 번역원’의 운영이 부실하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가 다수의 언론에서 보도되었다. 기사를 보면서 ‘한국문학의 세계화’와 번역원의 역할을 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문학 번역원이 설립된 것은 1990년대이다. 그 시기 해외에서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이 부쩍 일어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설립 이후 ‘대산문화재단’과 함께 각종 정책을 만들어가면서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기여하였다. 그동안 영국의 ‘맨부커상’에서 한국문학 작품이 수상하거나 ..
※ 아래 글은 '한국문학 번역원'이 개최한 심포지엄, 'AI시대의 도래와 문학 번역의 미래'(2023.05.26. 11:00-18:00,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기조강연으로 발표된 것이다. 실제 기조 강연에 쓰인 PPT와 아주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거의 동일한 내용이다. 이 글을 포함, 심포지엄 전문은 한국문학 번역원 홈페이지(https://ltikorea.or.kr/kr/board/dataevent/boardList.do)및 KLWAVE(https://klwave.or.kr/www/main.do)에서 읽을 수 있다. '한국문학 번역원'의 양해를 얻어 블로그에도 올린다. AI 시대가 도래했다. 199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허버트 사이몬Herbert A. Simon이 AI가 문학비평을..

※ 아래 글은, 프랑스의 시인이자 문학비평가인 클로드 무샤르Claude Mouchrd의 한국문학에 관한 평론집, 『다른 생의 피부: 오를레앙, 파리, 서울 그리고 시』(문학과지성사, 2023)에 '추천의 글'로 씌어진 것이다. 책이 나왔길래, 이 벽안 학자의 한국 문학에 대한 애정과 참신한 시각을 소개하기 위해, 블로그에 올린다.[1] 1. 세계문학의 지형 안에서의 한국문학의 미미함 클로드 무샤르 선생은 한국 문학을 해외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신 분이다. 이 말이 품은 함의는 크다. 그것은 아주 긴 세월 동안 한국 문학이 세계문학의 변방에서 ‘확철붕어’ 꼴로 쪼그리고 있었다는 사정과 연관되어 있다. 지리상으로 한국은 ‘극동’에 속해 있다. 세계 지식의 지리정치학을 주도하는 유럽과 미국으로부터 아주 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