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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글

어린 학생의 자살

비평쟁이 괴리 2012. 1. 12. 22:57

스페인에 다녀왔더니 중학생 자살 사건이 여전히 뉴스의 중앙을 자리잡고 있다. 오늘은 가해 학생들이 구속되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죽은 아이 때문에 가슴이 한참 아팠지만, 죽게 한 아이들도 저희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저지른 일 때문에 죄책감과 고통 속에 빠져들 것이라 생각하니 그 애들이 가련한 것도 인지상정이리라.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이 문제가 가해자와 피해자의 문제로 환원되는 게 안타까운 일이다. 문제의 근원은 더 오래되고 더 집요하며, 따라서 더 심각한 데에 있다. 온갖 구실로 아이들의 삶과 교육 현장을 미화하거나 과장해서 특화시키고 사회로부터 격리시킨 사람들, 그리고 그것을 교육 정책에 키워서 적용한 당국과 그 입안자들, 그렇게 해서 어린 학생들에게 주입된 교육 과정들, 그런 경향을 확산시키는 데 협조한 사람들, 그런 사람들과 기구들에 갈수록 더 큰 힘을 주었던 사회적 분위기, 그 모든 것들에 대해 시시한 구취라도 풍겨 본 사람들이, 다시 말해 교육에 대해 결정과 집행의 힘을 가진 어른들이 반성하고 스스로 고쳐야 할 문제이다. 그 성인들의 자기 교정이 없는 한, 문제는 형태를 바꿔 가며 끊임없이 되풀이 될 것이다. (20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