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제목만 보고 본문

사막의 글

제목만 보고

비평쟁이 괴리 2016. 10. 6. 09:03

제목만 보고 작품을 짐작한다는 것은 내가 글을 읽기도 전에 글쓴이의 삶을 알아봤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실제로 작품을 읽으면서 내 짐작을 확인하게 되면, 거기에 어떤 따끈한 드라마가 있든, 화려한 수사가 있든, 심지어 다채로운 굴곡이 있다 하더라도, 나는 그 작품을 읽을 이유를 얻지 못한 것이나 다름없다. 글쓴이가 더 이상 변화하고 있지 않다는 걸, 다시 말해 동면중에 하품을 하고 있다는 걸 문득 깨닫는 순간이다. 아마도 그건 내 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때때로 그런 막다른 골목 앞에 처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쓸쓸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