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목포문학관 ‘김현관’ 개관기념행사 본문
이제 한국문학 및 김현 선생의 삶과 관련된 김현 선생의 모든 자료들은 목포 문학관에 가야 볼 수 있게 되었다. 김현 선생이 남긴 유산의 항구성을 위해 그리고 훗날의 연구자들을 위해 보존과 개방이라는 두 개의 길항적 원칙을 잘 조화시켜 가주기를 바랄 뿐이다.
개관 테이프를 끊는 행사가 끝난 후에 나와 한순미 선생이 김현 비평에 대해 각자 발표를 하였다. 내 발표에 대해서는 따로 할 말이 없고 한순미 선생의 발표가 김현에 ‘홀린 사람’이 아주 ‘진지하고도 성실한’ 독법으로 김현의 내면으로 들어가려고 한 흔치 않은 시도였다는 점을 적어두기로 한다.
한 가지 특기할 사항: 행사가 시작될 초입에 ‘목포시향의 금관오중주단’이 음악을 들려주었는데, 실내 행사에 대개 ‘현악기’가 동원되는 걸 자주 보아서 그런지 꽤 이색적인 느낌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이곳이 ‘항구’라는 걸 생각하고 이곳에서는 금관이 어울린다는 걸 깨달았다. ‘뱃고동’ 소리에 화답할 악기가 그게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김승옥의 「환상수첩」에서 ‘윤수’가 썼던 시가 문득 기억 세포의 주름을 건드렸다.
산화(散華)하고 싶은 겨울
섬으로 가는 때 낀 항로는
‘트럼펫’이 울려서
혼례(婚禮)
바다 위엔 가화(假花)가 날려도
나의 동정(童貞)은
한 치
한 치
움이 돋는다.
(2011.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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