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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글

모두가 고발만 하고 있다

비평쟁이 괴리 2014. 4. 26. 20:14

세월호 참사로 한국의 미디어에 접속하는 게 끔찍하다. 혹시나 싶어 들어갔다가는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 바로 나오고 만다. 우리가 한국인으로 살아 온 역사의 가장 날카로운 모서리가 여기에 깎여 접근하는 모든 것을 찢고 할퀴고 쑤시는 흉기로 튀어나와 있다. 우리 모두가 책임져야 할 문제다. 그런데도 최고 상층부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저변에 있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고발만 하고 있다. 사람도 사람이지만 이 광증을 온갖 종류의 미디어가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참혹한 저주이다. 이 집단적 증상과 이 조직적 조작 역시 한국인의 현대사의 결과적 현상이다. 이 글 역시 저 고발에 포함되는 게 아닌가? 유일한 차이는 저 고발이 세월호의 책임자들을 무차별적으로 지목하는 데 비해, 이 글은 고발하는 자들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우리의 사태로부터 책임을 면제해주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를 해야 하지만 누구와 함께 어디서부터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 지에 대해 이다지도 막막할 수가 없다. (201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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