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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 아래 글은 '동인문학상' 제 55회 여섯 번째 독회에 대한 결과로서의 독회평이다. 조선일보 홈페이지에서도 읽을 수 있다. 신문사의 양해를 얻어 블로그에 올린다.김종광은 대 작가 이문구와 동향으로서, 비슷하게 고향의 현장을 소설적 소재로서 취해 왔다. 이문구의 고향 소설은 철저한 지역성에 근거해 있다. 그 지역성은 타지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웃 지역의 사람들도 해독하기 까다로운 방언의 광범위한 사용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문구 문학의 지역성은 중앙 정부의 정책에 휘둘리는 지역 주민들의 애환을 생생하게 표출하였다. 생생하다는 말은 농촌의 상황을 정부와 농민 사이의 직접적인 대립으로 단순화하지 않고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서 갈등의 예각을 다면화하여 삶의 복잡한 실상을 체감하게 했다는 것을 뜻한다. 그 방..
※ 아래 글은 '동인문학상' 제 55회 여섯 번째 독회에 대한 결과로서의 독회평이다. 조선일보 홈페이지에서도 읽을 수 있다. 신문사의 양해를 얻어 블로그에 올린다.성혜령의 『버섯 농장』(창비, 2024.04)은 종래의 소설적 문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두드러지는 건 인물들의 집요한 의식 혹은 몸의 성향이다. 그들 앞으로 사건들이 툭 튀어나와 나무토막들처럼 굴러 다닌다. 이 사건들은 원인이 희박하고 맥락도 거의 없다. 최초의 원인은 있으나 전개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갑자기 발발한 것들이 사라지질 않는다. 사건들에 긴박한 논리적 연결이 있을 때에는 인물들이 그 사건 둘레에서 겉돌기 일쑤이다. 그들은 사건에 참여하지 못한다. 인물들은 그런 사건들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고 집요하게 매달리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