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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정명환 역, 사르트르의 『문학이란 무엇인가』가 품은 재번역의 의의 한국의 번역문학은 지지부진하지만 꾸준히 성장해왔다. 그것이 지지부진했던 것은 ‘재탕’을 폄박(貶薄)하는 한국인 특유의 순수주의와 번역에 대한 정책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그런데도 그것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개화기 이래 전통적 사유틀의 붕괴로 인해 바깥 지식에 대한 욕구가 팽대(膨大)하였고, 또 그 욕구에 힘입어 바깥 나라의 외국어를 체득한 연구자들이 착실히 증가해왔기 때문이다. 이 지지부진과 꾸준함이 미묘하게 얽힌 상태로 한국의 번역문학이 도달한 수준은 외국 문헌의 ‘정확한 이해’라고 할 수 있다. 요 근래의 몇 차례의 번역 논쟁을 통해 여전히 오역과 역서선정기준이 입방아에 오르고 있기는 하지만, 이제 제 3국어(일어나 영..
※ 아래 글은 '한국문학 번역원'이 개최한 심포지엄, 'AI시대의 도래와 문학 번역의 미래'(2023.05.26. 11:00-18:00,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기조강연으로 발표된 것이다. 실제 기조 강연에 쓰인 PPT와 아주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거의 동일한 내용이다. 이 글을 포함, 심포지엄 전문은 한국문학 번역원 홈페이지(https://ltikorea.or.kr/kr/board/dataevent/boardList.do)및 KLWAVE(https://klwave.or.kr/www/main.do)에서 읽을 수 있다. '한국문학 번역원'의 양해를 얻어 블로그에도 올린다. AI 시대가 도래했다. 199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허버트 사이몬Herbert A. Simon이 AI가 문학비평을..
※ 아래 글은 '한국문학 번역원'이 주관하는 '한국문학 번역상' 운영위원회에 참여한 일에 대한 마감 소감으로 씌어진 글이다. '한국문학 번역원 홈페이지'에서도 읽을 수 있다(https://blog.naver.com/itlk/222948486276). [정책에세이 #9] 번역의 깊은 뜻이 한국문학에 새겨지길 바라며 한국문학번역원 뉴스레터: 2022 한국문학번역상 시행 의의 번역의 깊은 뜻이 한국문학에 새겨지길 바라며 ... blog.naver.com 번역의 깊은 뜻이 한국문학에 새겨지길 바라며 2022년도 한국문학 번역상 일체의 과정과 행사가 무난히 치르어졌다. 한국문학 번역원장을 비롯 ‘번역출판교류본부’가 공들여 준비하고 심사위원단(김능우, 김양순, 박종소, 그리고 필자)이 심사를 성실히 수행한 결과라고..
한국문학을 읽을 때 알아야 할 두세 가지 것들 한국문학의 특수성이 무엇이냐는 물음을 들을 때마다 난감해진다. 한국문학에 나름의 독자성과 특수성이 없기 때문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을 전달하기 위한 ‘코드Code’(Roman Jakobson적 의미에서의)가 매우 열악한 환경 속에 놓여 있다. 그 환경 하에서 한국문학의 특수성은 아주 편협한 지방성으로 비치거나 혹은 거꾸로 특수성이라기보다 유럽 중심의 세계문학의 보편성의 복제품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사정은 대강 다음과 같다. 우선, 한국문학은 자국어 체제의 발달과 함께 생장하였다. 식민지의 경험을 가진 나라로서는 아주 이례적인 경우이다. 오랫동안 중국의 한자를 공용문자로 사용해 왔던 한국인은 1894년에 한국어를 주 공용문자로 정하게 된다. 그것은 대한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