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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앙리 4세』/하인리히 만 지음/김경연 옮김/미래 M&B 16세기 내내 프랑스 전역을 내란으로 내몰았던 종교전쟁을 종식시킨 앙리 4세를 주인공으로 한 역사 소설. 정복자가 아니라 화해를 주도하고 평화를 정착시킨 인물의 역사적 무게도 주목할 만 하지만 , 그 험난하고 장구한 도정을, 정치적 이해관계와 종교적 열정 그리고 개인의 욕망을 교묘하게 배합하면서 끌고 가는 작가의 솜씨가 돋보인다. 번역이 매끄럽지 못한 게 험. 그러나 투박한 번역문의 안개를 조금씩 헤쳐나가며 읽다보면 하인리히 만의 다채로운 문체의 곡예를 감상할 수 있다. 『밤이 낮에게 하는 이야기, 아주 느린 사랑의 발걸음』/엑토르 비앙시오티 지음/김남주 옮김/프리미엄 북스 일찌기 자전소설을 일탈과 귀환이라는 두 명제로 정의한 사람이 있었다. 삶이..

※ 아래 글은 동인문학상 제 52회 2021년 6월 독회의 심사의견으로 제출된 것이다. 조선일보 홈페이지에서도 읽을 수 있다. 신문사의 양해를 얻어 블로그에도 싣는다. ☞ 전반적인 인상 1. 소설의 생존이라는 문제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소설의 생존의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형세이다. ‘이야기’와 ‘문채’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인간사의 대용품들의 공장으로서 출현했던 소설은 19-20세기에 누렸던 거의 독점적인 지위를 잃고 매체와 유통 구조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이야기 제작체’의 번성에 실종의 위기를 맞고 있는 형국이다. 이 신종으로 출현한 이야기 생산물들은 본래 소설이 누린 영향력을 좇으면서 그와 비슷한 방식으로 자신의 신체를 가다듬고 있는 중이라서 언제 이 소설이 저 소설이 될지 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