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문학과지성사간 '이청준 전집' 본문
이 플레이아드 총서에 대해 다른 나라의 생각 있는 문인들이 부러움을 토로하곤 하는데, 그 중, 미국의 에드먼드 윌슨Edmund Wilson 등의 선망과 자국에도 비슷한 출판물을 갖고 싶다는 소망이 미국에 투영되어서 나오기 시작한 게 ‘라이브러리 오브 아메리카Library of America’ 총서이다. ‘플레이아드 총서’를 기본적으로 흉내내고 있으나, 원전비평의 양과 질에서는 아직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국의 이청준 전집 역시 플레이아드 총서를 초보적인 수준에서 흉내 낸 시도이다. 이 시도는 고인이 당신의 마지막을 정리하면서, 이인성·정과리·이윤옥·우찬제를 불러 전집을 부탁하는 자리에서, 이인성·정과리가 제안하고, 고인이 그 제안을 적극 수락함으로써 시작되었다. 그러나 ‘주석’과 ‘변이’에 유의미한 양과 질을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은 평생을 이청준 연구에 바치기로 결심한 이윤옥씨의 자료 조사가 사전에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윤옥씨의 노력에 의해, 이청준 전집의 개개 작품들은 그 자신의 내적인 생애를 갖게 되었으며, 동시에 작품들 사이의 상호 관계와 작품의 문맥이 새겨져 이청준 전집 자체가 아주 울퉁불퉁한 등고선 위에 놓이게 되었다. 전집의 편집위원으로는 위 네 사람과 옛 ‘문학과사회’ 동인인 권오룡과 현 문학과지성 대표인 홍정선이 참여하였다. (2011.11.02.)
추기: 초기 단편 모음인 제 1권 『병신과 머저리』와 제 2권 『매잡이』에 이어, 제 29권, 『신화를 삼킨 섬』이 세 번째로 출간되었는데, 이는 무엇보다도 『신화를 삼킨 섬』이 『당신들의 천국』에 버금가는 이청준 말년의 대작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당신들의 천국』이 제기했던 ‘사랑과 자유’의 동시성의 문제를 『신화를 삼킨 섬』에 와서 한국인의 집단무의식의 차원 안으로 깊숙이 집어넣어 근본적으로 새로운 실험을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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