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바람의 글 (38)
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 『문학사상』이 600호에 이른 걸 기념하여 축하 메시지를 썼다. 이 오래된 잡지가 특정한 '사상'을 주의로 표방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이념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문학적 지향에서도 나와 잘 맞는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잡지는 내게는 '회억 가치 sentimental value'의 품목에 해당한다. 고등학교 때 문학에 유괴된 이후, 나는 문학에 대해 배워야 할 데를 찾지 못한 채, 서점에서 문학잡지를 뒤져보곤 하였다. 그리고 간간이 용돈을 쪼개어 손에 잡혀서 눈망울 속으로 빨려 들어온 것들을 골라 사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산 잡지들이 『현대문학』, 『시문학』, 『심상』 등이었다. 『문학과지성』, 『창작과비평』 등 내가 대학에 들어가 탐독하게 될 계간지들은 내 고장 서점들에서는 볼..
※ 전북대학교 영문과의 이종민 교수가 올해 2월에 정년퇴임하였다. 윌리엄 블레이크 전공자인 이교수는 전주에서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훌륭한 사회활동을 많이 했는데, 그 폭이 넓었다. '북한 주민에게 식량보내기' 운동도 하고, '내 인생의 음악 편지'라는 수시로 음악을 소개해주는 메일링 봉사도 하였다. 그이가 정년 기념으로 책을 준비했는데, 그 동안 자신과 친분을 쌓아 온 사람들에게 '내 인생의 음악'을 쓰라고 '독촉'한 후, 보내온 글들을 모은 것이다. 나도 그와의 인연으로 한 꼭지 쓸 수밖에 없었는데, 오늘 오후에 출판본이 내게 배달되었다. 책 제목은 『우리가 하려고 했던 그 거창한 일들 - 내 인생의 음악 편지』(이종민 엮음, ,걷는 사람, 2021.04)이다. 거기에 수록된 글을 블로그에 올린다. 이..
지난 화요일(2020.10.27.) 제 14회 박경리 문학상 수상자 강연회가 연세대학교 ‘문과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렸다. 박경리문학상 시상식이 원주에서 진행된 다음 주에 신촌에서 치러지는 연례행사다. 올해의 박경리 문학상 수상자는 윤흥길 선생이다. 제 1회 때 최인훈 선생이 수상한 이후, 한국 작가로는 두 번째이다. 나는 신촌행사를 주관하는 ‘인문학연구원’과의 인연의 여진이 아직 남아 있어서 사회를 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2006년 프랑스 파리에서 있었던 ‘한불수교120주년기념 한불문인 좌담회’ 때(나는 그때 연구년으로 파리 체류 중이라서, 구경을 갔었다.) 이후로 뵙지를 못했기 때문에 반가운 마음에 선뜩 수락한 것이기도 했다. 코로나 사태로 실제 방청객으로는 행사주관자와 수상자, 그리고 미리..
아래 글은, ‘언어의 새벽 – 하이퍼텍스트와 문학’을 공식행사로서 마감하면서 띄운 고별사였다. 안녕하십니까? 정과리입니다. 2001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오늘은 저에게 감회가 남다른 날입니다. ‘새로운 예술의 해’의 사업으로 시작한 이 사이트가 공식적인 마감을 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재작년 12월 경에 문화관광부의 위촉을 받았을 때만 하더라도 이렇게 기발한 사업을 하게 될 줄이야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저 하이퍼텍스트와 문학을 결합시키는 일에 대한 막연한 암시와 충동만을 간직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막상 “풀이 눕는다”라는, 아주 평범하기 짝이 없는, 그러나, 김수영의 한 시구이기 때문에 풍부한 환기력을 가졌을 지도 모른다는 역시 막연한 기대를 갖게 해 준, 한 문장을 화두로 삼아, 시-네트웍의 첫 전파를 ..
아래 글은, ‘언어의 새벽 – 하이퍼텍스트와 문학’의 6월 활동에 대한 보고 및 공지 글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정과리입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중간 점검 및 6월의 작품 선정 소감을 이제야 올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6월의 진행상황 6월의 은 전 달과 거의 비슷한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진행되었습니다. 대략 2,000분이 방문하셔서 10,000여 쪽을 열어 보셨습니다. (정확한 통계를 잡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는 자동적으로 통계가 잡히는 알고리즘을 추가할까 합니다.) 그리고 5월 26일부터 6월 25일 사이에, 14분이 18편의 글을 올리셨습니다. 방문과 참여 사이의 격차가 지나치게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본래 이 사이트는 참여에 비중을 더 크게 두는 곳인데, 그렇다면, 무언가 문제가 있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