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바람의 글 (38)
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Le Monde지(2011.09.16.)를 읽다 보니, 북한 소설이 처음으로 불어로 번역되었다는 기사가 눈에 띈다. Baek Nam-ryong의 Les amis(Actes Sud)라는 소설이라는데, 다시 우리말로 옮겨 보면 백남영의 『친구들』(혹은 『동무들』)이라는 소설이 될 것이다. 작가는 1949년 생으로 김일성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했다고 한다. 1988년에 씌어진 소설 『친구들』(혹은 『동무들』)은, 가수와 노동자인 부부의 이혼을 소재로, 체제 내의 기회주의자들과 개인주의자들에 의해 야기된 부패를 비판하고 있다고 한다. 이 소설은 처음에 북한 당국의 검열의 도마 위에 올랐으나 “상부로부터의” 개입에 의해서 “건설적 비판의 모범”으로 상찬되었다고 한다. 번역자는 파트릭 모뤼스Patrick Maurus..
스웨덴 한국문학 포럼은 2010년 6월 11일부터 18일에 걸쳐, 수도 스톡홀름에서 있었다. 번역원의 윤부한 전략기획팀장, 이유미 요원 그리고 소설가 김영하씨는 바로 직전에 핀란드에서 한국문학 낭독행사를 치르고 스웨덴으로 이동하였고, 뒤늦게 합류한 소설가 이문열 선생과 나는 13일 아침 스웨덴으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하였다. 스웨덴으로 가는 비행기는 핀란드를 경유하고 있었다. 갈아타기 위해 세 시간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이문열 선생과 나는 맥주로 공백을 채우며 한국의 사회와 문학에 대해 걱정스런 대화를 나누었다. 환승대기장소에는 우리와 동승할 승객들이 산만하게 흩어져 있었는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두꺼운 문고본 형식의 책을 읽거나 그것을 베개 삼아 잠을 청하고 있었다. 나중에 들은 어느 분의 설명에 의하..
미셀 세로(Michel Serrault)가 주연한 「버터플라이 Le papillon」가 상영된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그가 타계했을 때(2007.07.29) 프랑스 미디어들의 집중적인, 무척 경건했던 추모가 생각이 났다. 우리의 미디어도 언젠가는 연예인들을, 그들의 사생활을 들추는 방식으로가 아니라 그의 생의 예술적 의미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조명하게 될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보자. 여하튼 미셀 세로 생각을 하다가 그가 말년을 지낸 옹플뢰르(Honfleur)가 생각이 났고, 권오룡, 이인성, 홍정선, 김태동과 함께 재작년 4월에 그곳을 여행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예쁜 골목길들이 얼키설켜 있는 언덕 그리고 뭍 안쪽으로 길쭉이 들어온 내해의 밤풍경이 무척 매혹적인 곳이다. 그런데 밤에 우연히 들른 재즈 바에서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