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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허수경의 시들(『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실천문학사, 1988)의 밑바닥엔 `살붙이 정서'라고 이름붙일 만한 감정이 도저한 무게와 속력으로 소용돌이친다. 그 감정은, 이웃으로부터 민족 전체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을 자신과 피를 나눈 이로 여기며 그들의 불행과 슬픔을 제 몸의 그것들로 느끼는 감정을 말하는데, 한국 시, 특히 근대 이후의 한국 시 독자들에게 광범위한 공감을 받아 온 감정이다. 그 감정은 긍정적이기도 부정적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그것은 근대 이후 전 민족적 차원에서 고난과 상실과 분열을 경험한 한국인들을 하나로 묶어주어 끝끝내 삶을 지탱하게 한 동력 중의 하나이었다. 다른 한편으로 그것은, `우리'와 `우리 아닌 것' 사이의 심정적인 편가름을 축으로 맹목적인 동류애와 타자에 대한 극단..
문신공방/문신공방 둘
2024. 6. 14. 0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