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정지돈 (2)
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 아래 글은 제 54회 동인문학상 제 7회 독회의 결과로서 작성된 독회평이다. 조선일보 홈페이지에서 읽을 수 있다. 신문사의 양해를 얻어 블로그에 싣는다. 『인생연구』(창비, 2023.05)를 읽으면서 정지돈이 제 길을 찾아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의 소설의 무대에는 정상적인 독자가 보기에는 어이없는 모습들과 행동들이 빈번히 출현한다.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게 하는데, 그 근거가 불투명했다. 이번 소설집에 와서 소설적 요소들이 정돈되면서 단서들이 보인다. 그리고 그 단서를 알아차리면 그의 소설쓰기가 매우 깊은 고뇌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이어서 알 수가 있다. 가령, “진양의 졸업영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얘가 드디어 미쳤구나 싶었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이 그랬을 것이다. 진양은..

※ 아래 글은 '동인문학상 2021년 2월 독회'의 심사의견으로 제출된 것이다. 조선일보의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가 있다. 신문사의 양해를 얻어 블로그에 싣는다. 이 소설은 초창기 공산주의자 ‘현 앨리스’의 비극적인 행적으로부터 출발해 그 아들‘정 웰링턴’과 지인들의 말과 생각과 견문들을 따라가고 있다. ‘현 앨리스’에 대해서는 이미 역사학자 정병준 교수의 훌륭한 추적기, 『현앨리스와 그의 시대 - 역사에 휩쓸려간 비극의 경계인』(돌베개, 2015)이 있었으니, 이 소설은 그 기록의 후일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사학자의 관심이 인물의 자취를 실증적으로 조사하여, 그 생애를 복원하는 데에 있다면, 소설가는 그 드러난 삶에 대해 다양한 성찰을 꾀한다. 그 성찰의 핵심은 이념이라는 환(幻)에 휘말려 드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