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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 아래 글은, KBS가 '한국문학평론가협회'와 공동으로 기획하여 매주 일요일 9시 뉴스에 소개하고 있는 '우리 시대의 소설' 중 '김승옥편'에 대해서 일종의 '해제' 형식으로 쓴 글의 원본이다. 원본이라 함은 KBS홈페이지 발표본에선 삭제되었던 부분을 되살렸다는 의미다. 삭제한 까닭은 해당 부분이 일반 발표본으로선 독자들의 이해를 '곤란'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내 블로그에는 주로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오시기 때문에 되살려도 되겠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에 대한 KBS 방송은 2021년 7월 11일 오후 9시 뉴스에서 방영되었고,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30483에서 볼 수 있으며, 발표된 축약본은 https://news.kbs..
순수 개인의 세계를 처음 그리다 「서울 1964년 겨울」이 오늘날에도 젊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1960년대에 등장했을 때, 김승옥의 소설들은 모두가 화려했다. 그것들은 통째로 젊었고 한편 한편이 ‘감수성의 혁명’(유종호)이었다. 그로부터 거의 40년이 지난 지금, 대부분의 작품들은 연륜 속에서 썩 점잖아진 듯이 보인다. 이제 젊은 독자들이건 나이 든 독자들이건, 그의 소설들을 생생한 감각으로 읽기보다는 역사 속에 새겨진 한국인의 옛 경험으로, 혹은 지긋한 나이가 되어 되돌아보는 ‘젊은 날의 초상’으로 읽는다. 그 독서에도 당연히 생생함이 있으리라. 그러나 그 강렬함은 ‘의식적’이다. 어떤 거리를 독자의 뇌와 심장 속에서 더듬어 나가는 과정을 통해서 미련처럼, 안식처럼, 동경처럼 차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