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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 아래 글은 제 54회 동인문학상 첫 번째 독회의 결과에 대한 독후감이다. 조선일보 홈페이지에서도 읽을 수 있다. 신문사에 양해를 구해, 블로그에도 싣는다. 김병운의 『기다릴 때 우리가 하는 말은』(민음사, 2022.09)은 이제 소수자의 삶을 공정하게 대하는 일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가 되었음을 알리는 신호로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1980년대 후반부터 큰 의제의 성격을 가지고 폭발한 성평등에 대한 의론들은 요 근래 몇 년 사이에 성소수자에 대한 담론으로 급격히 발전하였다. 짐작컨대 성소수자로서의 자각과 자인의 수보다도 그 수량이 훨씬 많았다. 그렇다는 것은 성소수자 쟁론에 상당히 많은 외부자들이 참여했다는 것을 가리키는데, 거기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함께 있었다. 긍정적인 면은, 성소수..

※ 이 글은 2020년 8월 동인문학상 독회에 제출된 의견 중 일부분이다. 조선일보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다. 신문사의 양해를 얻어 블로그에도 싣는다. 이 글은 함께 실린 8월 독회 의견 전체, 특히 ‘전반적 인상’(「2020년 8월의 한국문학, 바람 서늘)을 참조하면서 읽을 때, 그 의미를 좀 더 진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멜라의 『적어도 두 번』(자음과 모음, 2020.07)은 사회화될 수 없는 성소수자들(여러가지 양상으로서의)에 관한 소설들이다. 이들은 교섭불능을 운명적으로 타고난 존재들이다. 그러나 그것은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규정된 것이다. 시몬느 드 보브와르가 말했던 그 유명한 여자에 대한 정의처럼. 작가는 그 점을 “자기가 뭔지 모르겠을 땐 숫자나 과일이나 색으로 비유해보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