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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모든 문은 다른 세상으로 통한다. 그리고 모든 지리적 경계는 언어의 경계이다. 문을 건너는 것은 곧 의미의 문턱을 넘어서 가는 것이다. 「산문」은 그 문의 본질에 육박한 소설이다. 그것이 단순히 구도의 소설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산문(散文)’을 거쳐 ‘산문(山門)’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산문이란 지리멸렬한 것인데(‘이 산문적인 세상’하고 푸념하는 소리를 들어보라), 그런데 산문이란 비의가 열리는 통로인 것이다. 그러니, 이 소설, 「산문」의 산문은 상징적 기호로 충만해 있다. 그침 없이 내리는 비가 이 작품의 단순한 배경이 아니고 깊은 무늬이듯이, 지네와 제비와 반디와 버섯과 승검초 등의 동식물들은 사건의 양념이 아니고, 주지 무이와 공양주 할멈과 부목 김씨도 두루 주인공 ‘법운’과 여인의..
문신공방/문신공방 하나
2022. 10. 3. 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