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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 아래 글은 제 54회 동인문학상 제 7회 독회의 결과로서 작성된 독회평이다. 조선일보 홈페이지에서 읽을 수 있다. 신문사의 양해를 얻어 블로그에 싣는다. 『인생연구』(창비, 2023.05)를 읽으면서 정지돈이 제 길을 찾아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의 소설의 무대에는 정상적인 독자가 보기에는 어이없는 모습들과 행동들이 빈번히 출현한다.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게 하는데, 그 근거가 불투명했다. 이번 소설집에 와서 소설적 요소들이 정돈되면서 단서들이 보인다. 그리고 그 단서를 알아차리면 그의 소설쓰기가 매우 깊은 고뇌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이어서 알 수가 있다. 가령, “진양의 졸업영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얘가 드디어 미쳤구나 싶었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이 그랬을 것이다. 진양은..

※ 아래 글은 2022년 동인문학상 정기독회 제 5회(2022년 3월)에서 심사의견으로 제출된 것이다. 조선일보 홈페이지에서도 읽을 수 있다. 신문사의 양해를 얻어 블로그에 싣는다. 사랑, 불안의 원천이자 불안을 극복할 유일한 방책 임현의 『그들의 이해관계』(문학동네, 2022.02)는 불안에 관한 이야기들로 수런거린다. 9편의 작품에 ‘불안’이라는 단어가 23번 등장한다. 작품을 읽다 보면 어디서 또 불안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올지 몰라 썩 불안해진다. 불안에 대한 대체적인 해석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위험을 감지하게 된 사람의 마음 속에 일어난 부정적 감정”이다. 이 불안은 두 방향으로 나뉜다. 원인의 당사자가 자신일 때, 그 불안은 스스로 알 수 없는 어떤 충동에 대한 불안이다. 반면 원인의 당사자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