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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바람의 현상학 (1)
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바람부는 거리엔 길이 없다. 바람은 거리 안에서 불지 않는다. 바람은 거리를 통째로 몰고 다닌다. 바람은 거리의 항우다. 바람은, 때문에, 언제나 세계의 이동을 동반한다. 바람이 많은 시인들을 자극한 까닭은 그것이 세계 전체의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람의 현상학은 시인마다 다르다. 정현종에게 있어서 바람은 생의 에로티즘을 불지피우며, 황동규에게 바람은 인식의 청량제다. 이성복의 바람은 미끄럽고 유하의 바람은 끈적거린다. 방금 또 하나 바람의 아들인 시집이 태어났다. 성윤석의 『극장이 너무 많은 우리 동네』(문학과지성사, 1995)가 그것이다. 그 동네에 부는 바람은 황막스럽다. 그 바람은 서부극의 바람이고 사하라의 바람이다. 바람의 양태는 시인이 세상을 종말 이후의 눈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문신공방/문신공방 둘
2024. 5. 23. 1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