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니콜라 드 스탈 (2)
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 〈이름〉 의 첫번째 글자가 발음되었다. (보르헤스, 「죽음과 나침반」, 『보르헤스 전집 - 2. 픽션들』, 황병하역, 민음사, 1994, p.214) ✍ 감상(感想)을 사유(思惟)라고 적은 글들이 차고도 넘친다. 마음 심(心)자가 글자마다 붙어 있어서 그런가 보다. 그런 분들에게 ‘사유’ 대신에 ‘생각(生覺)’으로 단어를 고쳐보길 권한다. 그러면 지금 뇌에 전달된 정보가 feeling인지 thinking인지 좀 더 명료해질 거라고 확신한다. ✍ 전설이 된 이상(李箱, 1910~1937) 선생이 그 역시 전설이 된 소설 「날개」에서 괴리씨에게 물었다. 아니, 괴리씨는 그렇게 물었다고 환청으로 들었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괴리씨가 대답했다. “당신 말고는 아주 드물게 보았지요. 한국..

✍ 새해가 밝았다. 눈도 많이 왔다. 불행하게도 이 눈은 바둑이의 눈도 아니고 김수영의 눈도 아니다. 『설국』은 아예 목구멍 밑에 쭈그리고 앉아 감히 나올 엄두를 못낸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이 눈은 솔제니친의 『수용소군도』에서 지나치리만치 요약적으로 묘사된, 변덕스런 어느 봄날의, “적대적인 회오리 바람이 검은 구름장으로부터 회백질의 눈발들을 뿜어내어, 수인들의 얼굴과, 등, 다리 등을 가리지 않고 마구 회초리질 하면서, 외투와 양말을 선득한 축축함으로 젖게 하던”(Alexandre Soljénitsyne, L'archipel du Goulag 1 - tome 4 des œuvres complètes, Paris: Fayard, 1973, epub verseion) 그런 눈, 아무런 까닭도 목표도 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