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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 La Convention thermidorienne aura-elle lieu? Je regarde seulement.

✍ 코로나 다음은 세균이리. ✍ 어느 지인이 보내준 글을 읽다가, 이야말로 ‘내로남불’에 대한 가장 정확한 정의라 생각이 되었다. 어느 짐승도 제 똥 눈 자리에 누워 자지는 않는데, 이 사람들은 똥을 치울 줄을 모르고 그 속에서 사니 웬일인가? 본성을 뺏기고 갇혀 사는 돼지가 그런 것같이, 이 사람들도 그럼 갇혀서 제 본성을 빼앗겼나? 그럼 동물도 다 하는 똥 멀리하는 본성을 뺏기고, 똥 속에 딩굴어 살림을 멍청하게끔, 이 백성을 짓밟고 가둔 것은 어떤 놈인가? / 제 동무 잡아먹는 짐승이라 그러지만, 사실은 동물은 제 동무 먹는 일은 퍽 드물다. 마지 못할 경우에 뿐이요, 그것이 살아가는 원 틀은 아니다. 그런데 사람은 도리어 전쟁이 살아가는 일의 원 틀인 것같이 아는 자가 많으니 웬일인가? 이상에 불..

“그들에게서 눈을 앗아간 바로 그 사람들이 인민이 눈이 멀었다고 비난하는구려.” - 존 밀턴(John Milton) [1] 촘스키 – 허만(Chomsky & Herman)의 인용[2]으로 내가 읽었던 이 문장은 미디어를 겨냥하는 글이지만, 그러나 지금 주의해야 할 것은, 세계 전체가 미디어라는 사실이다. 모두가 미디어라는 것은, 언로가 활짝 열려 있다는 뜻인데, 그 안에 지배/예속의 역장이, 권세와 추종, 매혹과 피학 쾌감, 대표와 여론들의 기묘한 말림이, 아! 김밥 천국이여, 사방에서 일렁, 쩔렁, 울렁, 껄렁거린다. 이 닫힌 계 안의 열린 입구멍들, 안에 새끼 블랙홀들이 무수히 바글거리는 세계라는 이름의 항아리. 밀턴의 저 말은 이제 이렇게 바뀌어야 할 듯. “대중의 입바른 소리를 들으라고 호통치던 ..

✍ 미국은 트럼프가 문제고 한국은 매카시가 문제다. 미국은 벗어나고 있는 중이고 한국은 푹 빠져 있다. 도가닐세, 도가니. ✍ 김현 선생의 말년의 핵심적인 고뇌 중의 하나를 이루는 사제의 권력은 인간 통제 권력으로 변화된다.[1] 는 깨달음은 그만의 독창적인 것은 아니지만, 당시에는 거의 인지되지 못했으나 오늘날 점점 더 심중해지고 있는 현상을 일찍 짚어낸 것으로, 그이의 사색의 내력과 과정을 찬찬히 추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이 통찰에 접근한 소수의 지식인들이 덧셈의 집합을 이루는 동안에도, 세상은 여전히 똑같은 작동을 되풀이하고 있으며, 이 문제를 바로 인식하는 사람들은 드물뿐더러, 이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는 이들의 수도 황차 그렇다는 점에서 절박함의 색조로 내 가슴을 압박한다. 한..

✍ 어느 모임에서 한 사회학 교수가 최근에 출간한 책을 주셨다. 수필집이었는데 문장이 좋았다.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문장의 말끔함에 찬사를 보내자 한 분이 덕담을 보탰다. “등단하셔도 되겠어요.” 사회학자가 겸손하게 말을 받는다. “한때 그런 꿈도 꾸었습니다만, 재능이 따르지 못한다는 걸 깨닫고 포기했지요.” 우리는 이런 언급들을 자주 만난다. 이런 주고 받음 속에는 글재주를 아주 특별한 능력이라고 존중하는 마음이 넘실댄다. 한데 생각해보면 이처럼 아이러니컬한 일이 없다. 그 재주를 끝까지 밀고 나간 사람이 간신히 성공해서 문단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그를 기다리는 건 가난과 몰이해다. 반면 일찌감치 그쪽 넘보는 짓을 포기한 사람들은 훗날 다른 일을 통해서 사회적으로 성공을 한 경우가 많다(실은 성공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