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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 아래 글은 '동인문학상' 제 55회 일곱 번째 독회에 대한 결과로서의 독회평이다. 조선일보 홈페이지에서도 읽을 수 있다. 신문사의 양해를 얻어 블로그에 올린다.지난 5년 동안 전 세계는 ‘코로나 감염병 사태’로 독한 몸살을 앓았다.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었고, 사망자도 많았을 뿐만 아니라 감염으로 인한 후유증도 심각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여러 차례의 변이를 통해 약화되어 이제 풍토병(엔데믹)으로 정착했다는 선언이 나온 지가 1년이 넘었는데, 며칠 전 신문에는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에 걸렸다는 보도가 실렸다. ‘나무위키’에 의하면 코로나를 다룬 문화물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만화(웹툰 포함), 영화, 드라마, 게임, 노래 등에서 상당수 배경으로 쓰였는데, 사태 자체를 다룬 작품은 몇몇 드라마에서 단편..

※ 이 글은 계간, 『문화와 나』(삼성문화재단) 2020년 가을/겨울 호에 「감염병의 인류학」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던 것이다. 잡지가 간행된 지 시간이 꽤 흘렀다고 판단되어, 블로그에 싣는다. 1. 미래가 없는 인내 옥스퍼드 출판사의 ‘짧은 소개’ 총서에 포함되어 있는 『팬데믹Pandemics – 매우 짧은 소개』는 ‘감염병’에 대한 기술을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감염병은 통상 특정한 시기에 예기치 않게 일어나 광범위하게 퍼진 질병 사고를 말한다[i]. 그러니까 감염병은 ‘사고’다. ‘사고’의 성격은 ‘예측할 수 없었다’는 데에 초점이 놓인다. 미리 대비할 수 없고, 원인을 모르니 실상을 파악하는 데에 시간이 걸리고, 대강의 윤곽을 그려보기도 전에 지나가 버린다. 지구상의 생명이 사고를 견딜 수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