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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 아래 글은 제 54회 동인문학상 독회를 통해 제출된 독회 의견이다. 조선일보 홈페이지에서 읽을 수 있다. 신문사의 양해를 얻어 블로그에도 올린다. 오랜만에 보는 천운영 소설(『반에 반의 반』, 문학동네, 2023.02)의 새로운 모습은 과거의 소설과 유사한 면과 달라진 면이 두드러지게 구별된다는 점이다. 제재로 선택된 어떤 인생의 유별난 집중성은 과거의 소설적 특성을 유지하지만, 그 인생과 바깥 시선 사이의 근본적인 소통 불가능성이라는 주제는 새로운 것이다. 이 변화는 작가의 체험과 연관되어 있는 듯이 보이지만, 텍스트 효과는 그와 무관한 곳에서 발생한다. 첫 작품인 「우리는 우리의 편이 되어」에서는 방금 언급한 천운영 소설의 두 가지 기본 특성이 오늘날 한국사회의 관계 양상을 증언하는 데에 효력을 ..

※ 아래 글은 2021년 이상문학상 심사평이다. 「문학사상」 2월호에 실렸다. 잡지의 다음호가 나와서, 블로그에 싣는다. 덧붙이자면, 나는 작품 분석 속에 한국소설에 대한 당부를 심으려고 나름으로 고심하였다. 소설 공부를 하는 분들에게는 참조가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국 소설의 심줄 혹은 문장의 가치 ▶ 개관 시방 한국 소설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가만히 들여다 보면 한국 소설은 점점 독자들의 취향이 유효한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경향에 휩싸여 있는 듯하다. 그것은 고급 독자들이라 할 수 있는 비평가들의 비평적 활동 및 파장 범위가 현격히 약화된 반면, 일반 독자들의 다양한 감상들이 유사성의 증대를 통해 몇 종류의 트렌드를 이루면서 독서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다시 출판사를 매개로 한 작가들이 그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