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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진실의 되풀이 (1)
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놀랍게도 김정환이 속내이야기를 털어놓고 있다. 『순금의 기억』(창작과비평사, 1996)에서 그는 마침내 말한다. 역사는 결코 생의 축적이 아니라고. 역사는 단지 썩은 자궁에서 분만된 고름덩어리라고. 그저 지리멸렬일 뿐이라고. 민중은 헐벗은 만큼 물들지 않았다는 순수의 역설로 군사정권의 압제에 대항해 살아냄의 윤리학을 맞세웠던 초기시나 민주화의 열풍 속에서 민중의 힘찬 진군을 “끈질기고, 길고/거무튀튀”한 기차에 비유한 나중 시들에 익숙했던 독자들은 잠시 아연할 법하다. 그러나, 본래 그는 역사를 믿지 않았다. 초기시의 그가 살아냄의 윤리를 왜 “숨가쁜 진실”, “길보다 먼저 준비되고 있”는 “만남”이라고 말했던가. 그에게 살아냄은 지속의 영역에 속하지 않고 순간의 영역에 속했다. 그의 시는 서사시의 쪼가..
문신공방/문신공방 둘
2024. 2. 26. 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