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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 아래 글은 '동인문학상' 52회, 2021년 제7회 독회에서 후보작으로 선정된 작품에 대한 지면 심사평의 원본이다. '원본'이라 함은 면수의 제약으로 줄여야만 했던 내용까지 포함한 글이라는 뜻이다. 공식 발표문은 조선일보 홈페이지에서 읽을 수 있다. 신문사의 양해를 얻어 블로그에 싣는다. 개입문화와 노터치문화 사이 - 젊은 세대의 문화 전쟁 유럽으로부터 유입된 번역어 ‘문화Culture’의 어원이 ‘경작’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경작’은 “땅을 갈아 농사를 짓는 일”을 가리킨다. 그러니까 경작은 세상에 풍요를 가져오는 일인 동시에 나를 가꾸는 행위이다. 그런 방향에서 문화는 “한 개인이나 공동체가 개발한 지적 능력”으로 의미가 확장되었으며, 칸트 이래로는 ..

※ 아래 글은 4월 동인 독회에서 심사의견으로 제출된 글이다. 조선일보 홈페이지에서도 읽을 수 있다. 신문사의 양해를 얻어 블로그에 싣는다. 이 소설집을 돋보이게 하는 건 무엇보다도 생각의 촘촘한 전개이다. 한국사회의 중요한 이슈들을 소재로 취해서, 그것을 내밀한 사적인 경험으로 치환하여 성찰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게 이 소설집 작품들의 기본 작동형인데, 한편으론 개인의 고유한 삶을 각별히 고려하는 태도에 의해, 오늘날의 ‘사적 경향’과 맞닿아 있으나, 하지만, 그것을 곧바로 공적 공간에 투영하지 않고,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의 연관성을 세밀하게 탐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경향으로부터 한 단계 진화한 국면을 열어 보이고 있다. 이 태도에 의해서 공공의 문제와 사적 삶 사이의 관계에 대한 아주 풍요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