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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 아래 글은 『현대시학』 2021년 7-8월호에 실린 글이다. 과월호가 되었기 때문에. 블로그에 싣는다. 시의 숨은 힘 풀아 날 잡아라 내가 널 당겨 일어서겠다 (천양희, 「풀 베는 날」『오래된 골목』, 창작과비평사, 1998, 9쪽) 천양희 시인의 이 시구를 읽은 게 20년도 넘었습니다. 시인은 풀을 베다가, 베어진 풀의 죽음이 다른 생명들의 거름이 되는 걸 생각하다가, 풀의 희생을 추념하다가, 문득 그게 아니라 풀이 단순히 제 목숨을 바친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그 원소를 제 몸 안에 들인 존재들의 몸 안에 새로운 생으로 깃든 것이라는 생각에 눈이 뜹니다. 그리고는 그게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는 생각으로 나아갑니다, 그렇게 해서 풀의 신생이 참된 의미를 얻으려면, 그걸 소화한 이가 그 내력을..
울림의 글/시집 읽기
2021. 9. 19. 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