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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김엄지의 『 폭죽무덤』(현대문학, 2020.02)은 무엇보다도 그 문체가 스며내는 감각적 느낌들만으로도 놀랍다. 이런 문장을 보라: “흰 개가 장미로 100번길을 혼자 걷는 것을 보았다. / 개의 걸음이 가볍고 빨랐다. / 그 흰 개는 은색 목줄을 질질 끌고 갔다. / 쇠줄이 바닥을 긁는 소리와 바람 소리를 들으면서 걸었다.” 이 대목은 아주 투명하고도 깔끔한 묘사를 보여준다. ‘장미로’를 걷는 ‘흰 개’, 그 개의 은색 목줄, 또 하나의 보이지 않는 흰색으로서의 ‘바람’, 그것들이 서로 부딪치고 장미로를 긁는 소리. 그러나 이 묘사는 단순히 아름다운 게 아니다. 거기에는 모든 것을 이미지로 받아들이는 인물의 감각적 운동의 생동성이 여실히 나타나 있는데, 거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 소설의 ..
울림의 글/소설읽기
2020. 4. 5. 0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