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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 계간 『시사사』(한국문연)의 요청으로, 2020년 겨울호 부록으로 번역 • 게재한, ‘프랑스의 여성시’를 블로그에 올린다. 아래 글은 ‘서문’에 해당하는 글이다. 문학의 기본 꼴이 서양 문학의 방식으로 재편된 이래, 즉 근대 이후의 한국 문학장(場)에서, 프랑스의 시는 한국의 시인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저 15세기의 프랑수아 비용François Villon으로부터, 보들레르, 랭보, 말라르메, 폴 발레리를 거쳐, 얼마 전 작고한 이브 본느푸아Yves Bonnefoy에 이르기까지 수다한 시인들의 시가 한국시에 전사(傳寫)되어 창조의 영감으로 작용하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여기에 여성 시인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마치 프랑스에는 여성 시인은 존재하지도 않는 듯이! 그러나 그렇지 않다. 프랑스 ..
최근 구한 한국문학작품들 중 상당수는 예전에 나온 책들의 재출간본들이다. 당대에 주목받았거나 판매가 잘 되었던 것들을 포장을 개비(改備)해서 내놓는 것들이다. 그런 책들의 상당수가 메이저 출판사에서 나오고 있다. 아무래도 시방은 생존 모드인 모양이다. 20세기 말에 불어닥친 세계화 바람은 2013년 전후에서 한국의 문학독서시장을 완벽하게 환골탈태시켰다. 한국문학/세계문학이라는 한국작가들에게 꽤 쏠쏠했던 분할 구도가 폐기되고 단일한 세계 시장 안에서 한국문학과 일본문학과 유럽문학과 미국문학이, 더 나아가 문학과 사회학과 인류학과 문화학과 문화로 포장된 소비상품들이 단일 종류의 매대 위에 놓여 경쟁하게 되었다. 그 결과는 한국문학의 무한정한 패주이다. 본격문학은 유럽문학에 밀리고 대중문학은 일본문학에 뺨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