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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세상의 악 (1)
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고(故) 신동준이 역주(譯註)해서 펴낸 『순자론』(학오재, 2009)을 읽다가 오늘의 한국 정치 현실을 풍자해서 유명해진 어떤 글의 생각과 맞물리는 게 많아, 이게 불변하는 세상의 풍경이려니 하는 생각에 마음이 허탈해진다. 한 대목을 인용한다. 난세의 징후는 이와 같다. 사람들이 옷은 조(組: 문양이 있는 넓은 띠로 사치를 의미)하고, 그 용모는 모두 부인을 모방하고[1], 그 풍속은 음란하고, 그 심지는 이익만을 추구하고, 그 행동은 열악하고, 그 성악(聲樂: 음악의 곡조)은 험악하고, 그 문장(文章)은 특채(慝采: 내용이 간특하고 辭藻가 화려함)하고, 그 양생(養生: 생활)은 무도(無度: 절도가 없음)하고, 그 송사(送死)는 척묵(瘠墨: 簡薄, ‘墨’은 묵자를 상징)하고, 예의를 천시하며 용력(勇力)..
사막의 글
2020. 10. 6. 1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