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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 아래 글은 2021년 이상문학상 심사평이다. 「문학사상」 2월호에 실렸다. 잡지의 다음호가 나와서, 블로그에 싣는다. 덧붙이자면, 나는 작품 분석 속에 한국소설에 대한 당부를 심으려고 나름으로 고심하였다. 소설 공부를 하는 분들에게는 참조가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국 소설의 심줄 혹은 문장의 가치 ▶ 개관 시방 한국 소설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가만히 들여다 보면 한국 소설은 점점 독자들의 취향이 유효한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경향에 휩싸여 있는 듯하다. 그것은 고급 독자들이라 할 수 있는 비평가들의 비평적 활동 및 파장 범위가 현격히 약화된 반면, 일반 독자들의 다양한 감상들이 유사성의 증대를 통해 몇 종류의 트렌드를 이루면서 독서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다시 출판사를 매개로 한 작가들이 그 영..
박형서의 새 소설집, 『핸드메이드 픽션』(문학동네, 2012)은 그의 소설적 능력이 비약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나쓰메 쇼세키의 『몽십야』,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 투의 정신적 피카레스크인 이 소설집의 각 단편들은 하나의 문제를 제기한 다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길을 중첩적으로 쌓아감으로써 절묘한 해결의 문으로 뛰어 오르게 하는데, 그것이 절묘한 것은 그 답을 위한 계단이 동시에 문제를 중첩시키는 계단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실상, 독자가 소설이 제공하는 정신 훈련 다음에 만나게 되는 것은 세상에 대한 더욱 깊어진 의문이다. 박형서를 이렇게 진화시킨 원천은 무엇보다도 그가 장편 『새벽의 나나』(문학과지성사, 2010)를 끝까지 써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끝까지’라는 말은 ‘끈덕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