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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 이 글은 『매일경제』와 ‘교보문고’가 공동 주최하는 ‘만추문예’ 제 2회 ‘시부문’ 심사평이다. 정호승 시인과 심사를 같이 했고 심사평은 필자가 썼다. 당선자의 이름은 ‘김인식’씨로 밝혀졌다.올해의 응모작들에서 특징적인 현상을 하나 든다면 ‘다채로움’이라 할 것이다. 이는 만추에 지은 시라도 청춘의 의욕과 신생의 활기를 머금고 새싹처럼 푸르게 돋아나는 모습을 띤다는 것을 가리킨다. 그런 시들에 기분좋게 취한 심사자들도 새벽 들판을 뛰어다니는 기분으로 흔감하다. 최종적으로 세 편의 시가 최종 후보작으로 선택되었다. 응모번호 61번의「유리의 경계」, 139번의 「기다리다 1」, 175번의 「자서전을 짜다」이다. 「유리의 경계」는 투명한 유리에 부딪쳐 죽은 참새를 통해서 외관의 매혹과 허위성을 다루고 ..
※ 아래 글은 『매일경제』가 올해 출범시킨 '만추문예' 제 1회 시부문 심사평이다. 오늘 신문 지면에 발표되었다. 신문사의 양해를 얻어 블로그에 올린다. 장년 이후 세대에게 새로운 문학 등용문으로 등장한 ‘만추문예’가 시나브로 사그러들었던 문학에 대한 열정을 다시 뜨겁게 지피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오늘날 ‘문학’은 실로 긴요한 생명수가 아닐 수 없다. 문학의 역할이 ‘즐겁게 하면서 삿됨 없이 교훈을 준다’는 것은 기원전부터 전승된 한결같은 지언(至言)이다. 한데 작금의 시대를 횡행하는 ‘향락적 문화’는 오로지 즐거움만을 주는 데에 맹종하는데, 그게 기쁨의 진한 향기를 세상에 드리우기는커녕 오히려 만족을 얻지 못하는 데서 터지는 별별 분노로 북새통을 일으킨다는 아이러니를 연출하고 있다. 그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