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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 아래 글은 '동인문학상' 제 56회 두 번째 독회의 결과로서의 독회평이다. 조선일보 홈페이지에서도 읽을 수 있다. 신문사의 양해를 얻어 블로그에 올린다.김지연의 『조금 망한 사랑』(문학동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사건 만의 소설’이라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이 소설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에는 배경이 없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배경이 사건에 통합’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이야기의 행위 차원은 맥락과 사건으로 구성된다. 사건은 형상의 출현과 전개를 맥락은 그런 형상이 출현하게 된 배경을 알려준다. 맥락을 통해서 독자는 사건을 이해하고 그 사건의 추이에 대한 다양한 판단을 하게 된다. 그래서 맥락의 파악은 소설을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한 ‘사전 인지’ 사항이 된다. 김지연의 소설에는 그런 맥락이..

※ 아래 글은 제 53회 동인문학상 6차 독회에서 후보작으로 선정된 작품에 대한 독회의견이다. 조선일보 홈페이지에서도 읽을 수 있다. 신문사의 양해를 얻어 블로그에도 싣는다. 실바람은 불어도 내 마음의 풍선은 꺼지는구나 김지연의 『마음에 없는 소리』(문학동네, 2022.03)는 특이한 문체를 보여준다. 작가는 일상의 자질구레한 세목들을 시시콜콜히 전달한다. 그래서 마치 삶의 과정 자체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듯하다. 한동안 이런 디테일의 촘촘함을 두고 리얼리즘 운운하던 시절이 있었다. “내가 내 머릿속에서 보는 것은, 내 펜으로 내려와 내가 보았던 것이 된다.”(샹플뢰리,『리얼리즘』, 1857)는 순진한 실재론은 글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전혀 보고 있지 못하다. 김현의 표현을 빌리자면, “노미널리즘을 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