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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채영주의 『시간 속의 도적』(열음사, 1993)은 묘한 소설이다. 뒷골목 부랑아들의 기발한 인생 활극을 다루고 있는 그 작품은, 굳이 분류를 하자면, 악동소설의 계열에 속하는데, 그러나, 주제가 너무 거창하고 심각해서, 악동 소설 특유의 재재바름을 민족주의적 주제의 무거움이, 마치 뚱보 마르고Margo가 비용François Villon을 깔아뭉개듯, 짓누르고 있다. 이 불협화적인 희비극의 접목 때문에 소설 읽기의 재미는 배반당한다. 배반당한다고 쓴 것은, 그것이 기대를 촉발시켜놓고는 전혀 기대를 채워줄 아량을 베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악동적인 것에 대한 몰입의 기대로 군침을 삼켰던 독자는 위장을 처지게 만드는 질긴 고기를 만나 불현듯 이빨의 저항을 느끼게 되고 소화불량에 대한 예감으로 신 침이 나오기..
문신공방/문신공방 하나
2023. 2. 4. 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