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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그 일 말고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1)
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 아래 글은 계간 『시와 함께』 2022년 여름호에 발표되었던 글이다. 수록 잡지가 '지난 호'가 되었기에 블로그에 올린다. 작년에 출간된 시집 중 내가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시집은 김유태의 『그 일 말고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문학동네, 2021.09)이다. 이 시집에 실린 시편 중 가장 짧은 시가 아래에 소개하는 「낙관(落款)」이다. 짧은 시를 택한 건 지면 때문이다. 불판 위의 껍질엔 도장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헤프게 해동된 냉동육을 구우며 그는 아름다움에 대해 중얼거렸다 잔혹한 멍으로만 기억은 몸에 고이는 거란다 그것이 차가웠거 나 축축했던 사자들의 구조이다 구부정해지는 짐승의 출구를 그는 느리게 뒤집었다 질식할 듯 울음의 기억이 떠올랐고 나는 수긍할 수 없었다 육체는 비명의 감옥인가요 ..
울림의 글/시집 읽기
2022. 10. 27. 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