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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감춤의 미학 (1)
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지극히 검박한 표지가 암시하듯, 정현옥의 시집, 『띠알로 띠알로』(도서출판 가림토, 2012)는 소박한 시들의 모음이다. 그러나 가만히 읽어 보면 시인의 섬세한 눈길과 겸손한 태도가 읽는 이의 마음에 잔잔한 호응의 물결을 일으킨다. 가령, 귀까지 멀었는데 파도 소리는 노인의 꼬부라진 잠까지 따라와 가슴을 쥐어박는다 (「홀트 서핑」부분) 같은 시구는 소수자의 내면에 갇힌 삶에 대한 열정과 그 절실함과 안타까움을 여실히 전달하고 있으며, 처마 끝 우설(牛舌)이 피운 연꽃을 보다 입안에 혀만 말아 넣었다 (「개심사」 부분) 같은 시구는 대상에 대한 시인의 허심탄회한 수용성과 겸손한 자세, 그리고 섬세한 언어감각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우설’은 절 건물의 ‘쇠서받침’을 뜻한다.) 사람들이 떠난 강제철거지를 ..
울림의 글/시집 읽기
2012. 4. 21. 1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