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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르 몽드 서평란(Le Monde des livres)' 2026.07.03 본문

세계 지식·문화 동향

'르 몽드 서평란(Le Monde des livres)' 2026.07.03

비평쟁이 괴리 2026. 7. 8. 15:48

※ Google NotebookLM 작성

1페이지 (P. 1): 커버 스토리 — 한계와 소멸을 노래하는 미국의 소설
  • 칼 왓슨(Carl Watson)의 《Chutes libres》(자유낙하, 원제: Only Descend) (비평: 닐스 C. 알): 1990년대 말 뉴욕 맨해튼을 배경으로, 목적 없이 삶을 방황하는 두 인물의 의식의 흐름을 대칭적으로 그려낸 소설입니다. 주인공 **프랭크(Frank)**는 성 금요일 밤에 맨해튼을 정처 없이 걸으며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파르시팔》 공연 관람 후 자신의 허무함을 사색하고, 다른 주인공 **오디(Odee)**는 몇 주 동안 방황하며 일기장에 내면의 고백과 시를 강박적으로 쏟아냅니다.
  • 포스트 비트(Post-Beat) 세대의 종막: 1953년 인디애나주 출생으로 비트 및 포스트 비트 세대의 영감을 이어받은 칼 왓슨은 이 작품을 통해 그의 대표적 캐릭터인 프랭크 페인(Frank Payne)을 주인공으로 한 **'fin de siècle(세기말) 3부작'**을 완성했습니다. 그의 문체는 잭 케루악이나 찰스 부코스키를 연상시키며, 바그너, 단테, 성(性), 루디 줄리아니 뉴욕 시장에 이르기까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질적인 연상과 기억의 콜라주를 통해 삶의 피로와 단절을 문학적 예술로 승화시킵니다.

2페이지 (P. 2): 장르의 혼합 — 사회파 스릴러, 만화, 시, 회고록
  • 마틸드 보소(Mathilde Beaussault)의 《La Colline》(언덕): 2003년 프랑스 교외의 아침, 쓰레기통에 버려진 신생아를 구출하기 위한 경찰의 수사와 가난 및 수치심에 찌들어 대물림되는 4세대 여성들의 학대받는 삶을 서정적이고도 극도로 어둡게 직조한 사회파 스릴러 소설입니다.
  • 빅토르 델 아르볼(Víctor del Árbol)의 《Le Temps des bêtes féroces》(맹수들의 시간): 카나리아 제도의 란사로테 도로변에서 뺑소니를 당해 사경을 헤매는 보스니아 난민 **베스나(Vesna)**의 이야기를 기점으로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 전쟁 당시 묻혀 있던 잔혹한 비밀들을 폭로해 나가는 스페인 스릴러 소설입니다.
  • 만화 — 올리비에 로드(Olivier Laude)의 《TDAAAAAAH》: 실제로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앓고 있는 저자가 혼란스러운 격자 칸과 역동적 색채를 사용하여 끊임없이 소용돌이치고 과열되는 ADHD 환자의 뇌 속 상황을 익살스럽고도 실감 나게 시각화했습니다.
  • SF — 이온 솔리안(Ion Soliane)의 《Le Pèse-Dieu》(신을 저울질하는 자): 인간의 의식을 저장 장치에 기록해 사후에 AI가 제어하는 가상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시대를 배경으로, 자설한 딸의 아바타를 찾아 기이한 가상 연옥(limbo)을 방황하는 주인공의 여정을 단테의 신곡에 빗대어 묘사합니다.
  • 시 — 장 미셸 모베르(Jean-Michel Maubert)의 《Ussmëll et autres poèmes noirs》: 보들레르가 묘사한 하늘을 나는 '알바트로스' 시인상과 대조적으로, 스스로를 아름다움의 갉아먹는 좀벌레 혹은 땅속 rongeur(설치류)로 비유하여 현실의 어둠을 갉아먹는 독특하고 불투명한 시 세계를 보여줍니다.
  • 전기 — 플로랑스 젱트네르(Florence Gentner)의 《Mary Cassatt》: 모성과 아이들을 수없이 그렸으나 정작 자신은 결코 어머니가 되지 않았던,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들(드가, 모네 등) 사이에서 당당히 투쟁했던 미국 출신 여성 화가 **메리 카사트(Mary Cassatt)**의 페미니즘적 삶과 예술적 여정을 복원한 전기입니다.

3페이지 (P. 3): 인터뷰 — 문학에서 길어 올리는 희망의 힘
  • 작가 피에르 아술린(Pierre Assouline)의 신작 《Tenez bon》(버텨내라) 대담: 이 책은 10월 7일 가자 지구 갈등과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 등으로 사회적 불안과 무력감이 극에 달한 오늘날, 문학과 고전(알퐁스 도데, 루디야드 키플링, 파울 첼란 등)이 인간에게 어떻게 견고한 **희망(Hope)**의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는지 탐구합니다.
  • 끊임없이 고유한 고랑을 파 내려가는 힘: 아술린은 Hergé, 조르주 시므농, 그리고 그의 절친했던 친구이자 23세에 Leica 카메라를 사자마자 자연스럽게 황금비를 포착해 냈던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초월한 위대한 인물들의 본질은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예술적 고랑을 평생 묵묵히 갈아내는 끈기에 있다고 말합니다.
  • 인간적 불완전함의 매력과 AI: 시앙스포(Sciences Po Paris) 대학에서 26년간 글쓰기를 가르쳐 온 저자는 인공지능(AI)이 완벽하게 모방해 내는 에세이들과 달리, 인간의 글에는 완벽하지 않은 '결함(aspérités/faille)'과 작은 실수들이 있으며, 이것이야말로 삶의 진짜 매력이자 전기 작가가 인간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평생 추적해야 하는 본질적인 틈새라고 단언합니다.

4-5페이지 (P. 4-5): 문학 비평 — 일상의 응시와 과거의 발굴
  • 피에르 베르고니우(Pierre Bergounioux)의 일기 《Carnet de notes 2021-2025》: 45년간 매일 철저하게 기록해 온 그의 일기 중 6번째 수첩입니다. 기상 시간, 날씨, 독서(Flaubert, Husserl 등)와 가사 노동(다림질)의 평온한 병치를 통해 일상의 실존을 증명합니다. 동시에 밀란 쿤데라, 모리스 블랑쇼, 제임스 조이스 같은 대작가들의 명성에 대해 "지루하고 알맹이가 없다"라며 아주 냉소적이고 날카로운 비판을 던지기도 합니다.
  • 로익 메를(Loïc Merle)의 《Les Précurseurs》(선구자들): 작가의 가장 소중한 존재였던 시골 농부 출신의 친할머니 **오귀스타(Augusta)**의 파편화된 기억과 에이즈로 사망한 극작가 **장뤽 라가르스(Jean-Luc Lagarce)**의 외로운 생애를 나란히 교차하여, 지배적 계급과 소외 속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와 승인을 끊임없이 갈망해야 했던 이들의 보편적인 아픔과 존엄성을 섬세하게 조명합니다.
  • 피에르 드 발레부(Pierre de Valévoux)의 《n'est-ce pas le livre en question !》: 책 전체가 오직 의문문들로만 구성된 기발하고 코믹한 데뷔작으로, 쉴 새 없이 질문을 던짐으로써 독자의 대답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역설적인 소통을 이끌어내는 고도의 철학적 유희를 보여줍니다.
  • 안 솔랑주 뮈스(Anne-Solange Muis)의 《Écume d'hiver》(겨울 거품): 고립된 캐나다 동부의 생피에르 미클롱 섬을 배경으로, 아버지가 죽은 후 고향 섬으로 돌아온 청년이 침묵하는 삼촌 장(Jean) 밑에서 대구 낚시를 배우고 자연의 혹독한 숨결을 마주하며 잃어버렸던 자신의 정체성과 내면의 평화를 다시금 채워 나가는 자연주의적 소설입니다.
  • 페넬로페 라이블리(Penelope Lively)의 《Moon Tiger》(문 타이거): 1987년 부커상 수상작인 명작의 새로운 불어 재번역본입니다. 죽음을 앞둔 노년의 역사학자 클로디아 햄프턴(Claudia Hampton)이 런던 병상에서 자신의 생애와 세계의 역사를 엮어 쓰기 시작하며 과거 이집트 카이로에서 오빠 고든,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이었던 톰과 보냈던 격정적인 기억을 파편적이고 유연한 시간의 구조로 불러냅니다. 제목인 '문 타이거'는 이집트의 밤 더위 속에서 모기를 쫓기 위해 태우던 녹색 모기향의 이름으로, 서서히 타들어가 재만 남기는 시간의 무상함에 대한 가장 완벽한 메타포입니다.
  • 스테파니 웜뷰구(Stephanie Wambugu)의 《Inséparables》(단짝들): 1998년 케냐 태생의 신예 작가가 쓴 소설로, 1970년대 말 로드아일랜드 가톨릭 학교의 유일한 두 흑인 소녀였던 루스(Ruth)와 마리아(Maria)가 겪는 성 정체성의 자각, 예술적 성취(화가와 배우), 그리고 평생을 동행하는 우정과 지울 수 없는 마음의 그늘을 감각적이고 다층적인 호흡으로 그려냈습니다.
  • 엘레오노르 프레이(Eleonore Frey)의 《Ainsi va Lipp》: 한 파리의 여성이 우연히 마주친 길거리의 노숙자 '립(Lipp)'을 관찰하며 그의 존재적 한계와 비어 있는 삶을 메우기 위해 끊임없이 상상의 전기를 덧씌우는 과정을 통해 언어와 서사가 실존을 포착하는 데 부딪히는 불가피한 실패와 매혹을 다룹니다.
  • 안나 스타로비네츠(Anna Starobinets)의 《Regarde-le》(그를 보라): 모스크바의 병원에서 태아의 기형으로 인해 강제적인 임신중절을 권유받은 저자의 실화 소설입니다. 임산부를 철저히 도구이자 프로토콜의 대상으로만 대하는 차가운 러시아 의료 관료주의에 맞서, 최소한의 인간적 dignidad(존엄성)를 지키기 위해 독일로 향해야 했던 여성의 처절한 심경과 더불어 관련 르포, 통계, 의사들과의 인터뷰를 촘촘히 엮어낸 날카로운 고발서입니다.

6-7페이지 (P. 6-7): 사진집 선택 — 아를 사진전 개막 기념 엄선 도서
  1. 마들렌 드 시네티(Madeleine de Sinéty) — 《Une vie》: 귀족 장원 출신의 한계를 깨고 평생 농민과 노동자 곁을 밀착하여 포착한 다큐멘터리 사진집으로, 1970년대 브르타뉴 농촌 일상의 따스함과 현대화 과정의 그늘을 깊은 애정 어린 렌즈로 담아냈습니다.
  2. 모리야마 다이도(Daido Moriyama) — 《Lettres d'amour à la photographie》: 일본 전후 사회의 날카롭고 거친 이면을 찍어 온 모리야마의 예술 수필집으로, 사진사 최초의 작품인 니에프스의 《Point de vue du Gras》에 바치는 오마주 편지 등 사진 매체에 대한 그의 처절한 성찰을 담았습니다.
  3. 샤를로트 페리앙(Charlotte Perriand) — 《La Montagne re-créative》: 20세기 거장 디자이너가 1928-1938년 사이 알프스 산맥에서 찍은 추상적인 설경 사진들과 활력 넘치는 암벽 등반 모습들을 통해 자연의 원초적 형태와 해방감을 시각화했습니다.
  4. 리 프라이들랜더(Lee Friedlander) — 《Life Still》: 92세의 대표적 거리 사진가가 여러 해 동안 담아낸, 인물이 부재하지만 흔적이 생생한 일상의 쓸쓸한 기물들(구두 뭉치, 빈 그릇, 유리창 반영)을 모아 따뜻하고도 사적인 다큐멘터리 자화상을 완성했습니다.
  5. 매그넘 크로니클(Magnum Chronicles) — 《GenZ》: 포스트-전쟁 시기의 세대와 현대 Z세대의 갈등적 세계를 매그넘 아카이브 사진들과 병치하며, 두려움 속에서도 더 나은 미래를 쟁취하기 위해 싸우는 청춘들의 비장한 시선과 얼굴들을 조명합니다.
  6. 올리비에 메츠거(Olivier Metzger) — 《Somewhere and Somehow》: 2022년 사고로 타계한 사진가가 평소 열망하던 데이비드 린치풍의 어두운 밤 저조도 촬영과 프레임을 사용하여 밤의 그림자 속 인물들을 몽환적으로 복원한 사후 기념 사진집입니다.
  7. 베랑제르 프로몽(Bérangère Fromont) — 《République》: 조르주 페레크의 문학적 실험 방식에서 영감을 얻어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 선 젊은이들을 어둠의 스튜디오 배경처럼 연출하여 그들의 고독과 정체성 붕괴, 그리고 아련한 우수를 극적으로 부각했습니다.
  8. 세드리크 제르베아이(Cédric Gerbehaye) — 《Panoptik》: 벨기에 브뤼셀의 생질 교도소 내부의 밀폐되고 혹독한 수감 환경을 9제곱미터의 좁은 밀실과 갇힌 수감자들의 일그러진 일상을 통해 폭로하는 시각적 르포입니다.

8페이지 (P. 8): 크로니클 — 말기 양식의 깊이와 느와르의 정수
  • 도미니크 푸르카드(Dominique Fourcade)의 《Late Fourcades》 (평론: 티펜 사모요): 88세 노시인이 전개하는 혁명적인 **'말기 양식(late style)'**의 시집으로, 시인의 실존적 소멸 과정을 담기 위해 표지와 내지 어디에도 저자명을 노출하지 않았습니다. 소문자 사용, 무너진 구두점, 그리고 가자 지구의 참상이 시의 운율을 찢어 발기는 비장한 어조를 통해 Matisse의 말년 컷아웃 기법이나 Beethoven의 후기 현악 사중주처럼 노년기에 찾아오는 날카로운 영감과 역사적 비극을 고고하게 엮어냅니다.
  • 제임스 리 버크(James Lee Burke)의 《Clete》: 작가의 전설적인 느와르 시리즈 속 주인공 Dave Robicheaux의 에코 같은 파트너 Clete Purcell을 단독 주연으로 내세운 24번째 범죄 소설입니다. 루이지애나 베이우를 가득 메운 펜타닐 밀매, 성매매, 부패 엘리트와의 피비린내 나는 전투 속에서도 종교적이고 신비주의적인 구원의 영성이 눅눅하게 묻어나는 명작입니다.
  • 프리드리히 뒤렌마트(Friedrich Dürrenmatt)의 《Justice》(정의): 스위스 취리히의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교수를 사살하고 유유히 해외로 떠났던 정치인이 기이하게도 감옥 속에서 자신의 무죄를 변호하기 위해 변호사 Spät을 고용하며 시작되는, 스위스 사회의 철저한 위선과 논리적 광기를 냉소적으로 해부한 블랙 유머 소설입니다.
  • 로빈 쿡(Robin Cook)의 《Il est mort les yeux ouverts》(그는 눈을 뜬 채 죽었다): Scotland Yard 형사가 잔혹하게 살해당한 한 노숙자의 수수께끼 같은 생애를 처절하고 건조하게 복원해 나가는 정통 하드보일드 느와르의 걸작입니다.
  • 에릭 제닝스(Eric Jennings)의 《Une histoire globale de la vanille》(바닐라의 세계사): 캐나다의 역사학자가 야생 오키드 바닐라의 수분법을 기적으로 해결한 1841년 인도양 레위니옹 섬의 소년 Edmond Albius 등의 역사적 발명부터 시작해 프랑스 식민지 영토(마다가스카르, 타히티 등)의 비약적 팽창과 현대 합성 바닐린의 기형적 득세, 기후 변화에 따른 재배 위기까지 바닐라의 전 지구적 제국주의 이면을 심층적으로 추적합니다.

9페이지 (P. 9): 에세이 — 소크라테스의 재발견과 인류학적 경매장
  • 피에르 로레(Pierre Lauret)의 《Socrate. La naissance de la philosophie》(소크라테스. 철학의 탄생) (평론: 니콜라 웨유): 하이데거식의 선험적 오해(하이데거는 플라톤 이후 진정한 존재 사유가 망각되었다고 비판함)를 깨부수고, 오직 플라톤이 묘사한 소크라테스의 **'아이러니(무지의 자각에서 출발하여 아는 체하는 자들을 교란시키는 태도)'**와 **'정신성(영적 고독 속에서 진리를 향해 몸부림치는 사랑의 결핍, 즉 Eros)'**이야말로 인류 철학의 진짜 시초임을 선포합니다. 특히 저자는 "철학 교실은 민주 시민 육성이나 정치적 정체성을 복무하는 도구가 될 수 없다, 사유의 정교한 자유를 억압하기 때문"이라는 파격적인 교육 철학을 고백합니다.
  • 정기간행물 《Politique étrangère》(외교 정치) 90주년 특별호(1936–2026): 프랑스 IFRI가 발행하는 최고 권위의 국제 정치 잡지로, 전후 세계의 구조적 붕괴 조짐과 비극적 영토 전쟁의 심화를 다뤘습니다. 러시아 반체제 작가 미하일 시시킨 등의 비평을 담아 차가운 분석을 넘어 다원적인 눈으로 요동치는 오늘날의 국제 현실을 포착합니다.
  • 피아 토레그로사(Pia Torregrossa)의 《Vivre les enchères》(경매를 살다): 파리 오텔 드루오(Hotel Drouot) 경매장 내부의 독특한 서열 의자(상인석과 소외석), 침묵과 기침 소리마저 통제당하는 경매 참가자들의 보이지 않는 규칙을 인류학적 관찰력으로 유쾌하게 분석했습니다. 이사, 이혼, 채무, 사망("4 D")에 얽혀 한정된 골동품과 예술품을 차지하려는 인간 소유욕의 광적 몸짓을 추적합니다.

10페이지 (P. 10): 만남 — 이데올로기의 그물망 속 발자크의 초상
  • 주디트 리옹-캉(Judith Lyon-Caen)의 《Balzac nous appartient》(발자크는 우리의 것이다) (평론: 장루이 잔넬) 대담: 문학을 정태적인 활자 연구에서 해방하여 사회 역사적 맥락 속에서 읽는 행위와 편집, 도구화의 구체적 산물로 분석하는 선구적인 **'역사 문학 실용주의(pragmatique de la littérature)'**의 기념비적 연구서입니다.
  • 나치 점령기 발자크의 아리안화: 1943년 프랑스 괴뢰 정권 아래 유대인 명문 출판사 Calmann-Lévy가 강탈당해 "Éditions Balzac(발자크 출판사)"로 개조되었던 비극적 숨결을 발굴해 냅니다. 파시스트 부역자인 모리스 바르데슈(Maurice Bardèche)가 주도하여 발자크의 위대한 유산 《인간 희극》을 반유대주의 코드로 변형하려 했던 이데올로기전의 참상을 심층 고발합니다. 반면,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엥겔스의 유명한 편지를 인용해 발자크 본인의 보수적 성격보다 리얼리즘 작가로서 드러나는 혁명적인 폭로를 찬양했습니다.
  • 해방 뒤의 기이한 합의: 1945년 12월 전쟁이 끝나 출판사가 복귀되었을 때, 기이하게도 원주인인 Calmann-Lévy가 파시스트 바르데슈와의 기존 인쇄 계약을 유효화하여 작업을 마무리지었습니다. 또한 1941년 나치 가스학살 소식을 들은 뒤 영적 절망에 빠졌던 바르샤바 게토 유대인 봉기 지도자 이츠하크 추커만(Yitzhak Zuckerman)이 발자크의 소설을 탐독하며 생존의 끈을 부여잡았던 아름답고도 아이러니한 독서 행동주의를 통해 문학과 인간 실존의 질긴 관계를 증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