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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크리티크(Critique)' No. 946. 2026 여름호 본문
**『크리티크(Critique)』 2026년 여름호(제946호)**의 핵심 특집은 프레데릭 케크(Frédéric Keck)가 기획한 **«자연을 전시하기(Exposer la nature)»**입니다. 이 특집은 동물원, 조류장, 자연사 박물관 등 자연을 전시하는 기관들이 과거 식민지 지배의 유산임과 동시에, 오늘날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고 생태적 재앙을 대중에게 알려야 하는 모순적이고 시급한 임무를 띠고 있음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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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특집: 자연을 전시하기 (Exposer la nature)넬리아 디아스 (Nélia Dias): «보존과 멸종 사이: 살아있는 컬렉션, 생명의 컬렉션 (Entre conservation et extinction. Collections vivantes, collection du vivant)»
- 서평 대상:
- 플라미니아 바르다티, 쥘리앵 봉다즈, 에마뉘엘 뤼랭, 멜라니 루스탕 편 (Flaminia Bardati, Julien Bondaz, Emmanuel Lurin et Mélanie Roustan éd.), 『하늘을 새장에 가두기: 조류장의 역사, 인류학, 미학 (Encager le ciel. Histoire, anthropologie et esthétique des volières)』
- 멜라니 루스탕 (Mélanie Roustan), 『포획된 동물과 야생의 자연: 파리 동물원 민족지 (L’Animal captif et la Nature sauvage. Une ethnographie du Parc zoologique de Paris)』
- 내용 요약: 조류장과 동물원을 자연을 가두고 전시하는 장치로 분석합니다. 과거 이 공간들은 식민지적 지배와 자연에 대한 통제력을 과시하는 수단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생태 위기 속에서 동물원은 멸종 위기종을 보호하는 '노아의 방주'로 변모했습니다. 디아스는 푸코의 생명정치 개념과 냉동 보존 기술을 이용한 '냉동정치(cryopolitique)' 개념을 빌려와, 생명과 죽음의 경계가 모호해진 현대 동물원의 역할을 고찰합니다. 동물을 살려두는 살아있는 컬렉션(collections vivantes)과 생물학적 유전 물질을 보존하는 생명 컬렉션(collection du vivant)의 차이를 탐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안 라퐁 (Anne Lafont): «1933년: 아프리카의 조류와 식민지 박물관 (1933. L’avifaune africaine et le musée colonial)»- 서평 대상:
- 쥘리앵 봉다즈 (Julien Bondaz), 『새들의 먼지: 다카르-지부티 사절단의 또 다른 역사 (Poussière d’oiseaux. Une autre histoire de la mission Dakar-Djibouti)』
- 집단 저술 (Collectif), 『다카르-지부티 사절단 (1931-1933): 역조사 (Mission Dakar-Djibouti (1931-1933). Contre-enquêtes)』
- 내용 요약: 1931~1933년 프랑스의 전설적인 민족지 탐사인 '다카르-지부티 사절단'을 조류학적 수집의 관점에서 재조명합니다. 이 탐사에서 수집된 수많은 새 표본들은 생명이 제거된 '죽은 사물'이자 식민 폭력의 유령 같은 존재들입니다. 책은 원주민들로부터 무력으로 약탈하거나 강압적으로 수집한 역사를 박물관이 어떻게 '역조사(contre-enquêtes)'하여 폭로하고 반환의 윤리를 제기하는지 보여줍니다. 인류학적 호기심 뒤에 숨겨진 식민주의와 종차별주의(spécisme)의 결탁을 꼬집습니다.
오렐리 다르부레 (Aurélie Darbouret): «바다의 거인들과 만나기, 액체 상태의 승선 조사 (Rencontrer les géants des mers, une enquête liquide et embarquée)»- 서평 대상:
- 파비앵 클루에트 (Fabien Clouette), 『해양의 삶: 동물과 인간이 만날 때 (Des vies océaniques. Quand des animaux et des humains se rencontrent)』
- 내용 요약: 해양 인문학(ocean studies)의 관점에서 인간과 해양 포유류(물개, 돌고래, 고래 등)의 만남을 다룹니다. 책에 등장하는 서퍼들과 노는 물개, 항구를 떠도는 돌고래 '자파르' 등의 궤적은 인간과 야생 동물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양측 모두의 삶을 변화시키는지 보여줍니다. 동물을 단순한 '피해자'로, 인간을 '파괴자'로 보는 이분법을 넘어, 산업 어업이라는 거대한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해양 동물과 어부들이 겪는 '공유된 취약성(vulnérabilités en partage)'을 정치적으로 사유할 것을 제안합니다.
프레데릭 케크 (Frédéric Keck): «동물들이 자신을 전시할 때 (Quand les animaux s’exposent)»- 서평 대상:
- 베르트랑 프레보 (Bertrand Prévost), 『동물의 우아함 (L’Élégance animale)』
- 내용 요약: 동물의 화려한 깃털이나 장식이 생존을 위한 이기적 유전자나 적응의 결과(다윈주의)라는 기존의 공리주의적 해석을 거부합니다. 대신 스위스 동물학자 아돌프 포르트만(Adolf Portmann)의 '자기 제시(Darstellung)' 개념을 빌려와, 동물의 형태와 색채는 목적 없는 순수한 표현의 힘이자 우아함이라고 주장합니다. 케크는 이 미학적 관점을 넘어, 통제된 동물원 환경 속에서 동물들이 보여주는 이러한 자기 전시가 '냉동정치'에 갇힌 동물들의 연대와 정의를 향한 새로운 코스모폴리틱스(cosmopolitique)의 가능성이 될 수 있다고 확장합니다.
기욤 블랑 (Guillaume Blanc): «땅, 권력, 그리고 사람들에 관하여 (De la terre, du pouvoir et des hommes)»- 서평 대상:
- 디디에 기냐르 (Didier Guignard), 『1871년. 압류된 알제리: 사회라는 몸의 절단(19-20세기) (1871. L’Algérie sous séquestre. Une coupe dans le corps social (XIXe-XXe siècle))』
- 디디에 기냐르 (Didier Guignard), 『알제리의 한 농장: 역설적인 뿌리내리기, 1871-1999 (Une ferme en Algérie. L’enracinement paradoxal, 1871-1999)』
- 내용 요약: 1871년 카빌리 반란 이후 프랑스 식민 당국이 알제리 원주민들의 토지를 대거 압류(séquestre)한 사건을 환경사의 관점에서 재구성합니다. 알제리인들에게 환경은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사적 권리와 혈연이 얽힌 정치적 영토였습니다. 프랑스의 압류 조치에도 불구하고 알제리 농민들은 소작인이나 노동자로 남아 자신의 땅 주변을 맴돌며 끈질기게 저항(resister)하고 생존했습니다. 이는 자연환경이 어떻게 식민 지배의 폭력과 그에 맞서는 토착민들의 삶이 교차하는 '제3의 공간'이 되는지 훌륭하게 보여줍니다.
기욤 블랑 인터뷰: «"자연에 대해 말하는 것은 언제나 인간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 Parler de nature revient toujours à parler d’humains »)»- 내용 요약: 프레데릭 케크가 기획한 역사학자 기욤 블랑과의 인터뷰입니다. (특정 서평 대상 도서 없음) 블랑은 캐나다, 프랑스, 에티오피아의 국립공원을 비교 연구하며, 유네스코(UNESCO)와 같은 국제 환경 보호 단체들이 아프리카에서 행한 이른바 '녹색 식민주의(colonialisme vert)'를 비판합니다. 유네스코 전문가들이 국립공원 조성을 위해 에티오피아 농축민들을 폭력적으로 쫓아낸 사례를 들며, 환경 보호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는 제국주의적 통제와 인간 권리의 박탈을 고발합니다. 자연을 전시하고 보호한다는 것은 결국 그 이면에 있는 특정 인간의 삶을 지우는 권력 행위임을 역설합니다.
--------------------------------------------------------------------------------2. 바리아 (VARIA - 다양한 주제들)피에르 뱅클레르 (Pierre Vinclair): «시의 가능성들 (Les possibilités du poème)»- 서평 대상:
- J. H. 프린 (J. H. Prynne), 『타원형 창문 (La Fenêtre ovale)』
- J. H. 프린 (J. H. Prynne), 『시집 (2016-2024) (Poems (2016-2024))』
- J. H. 프린 (J. H. Prynne), 『성 마르탱의 땅 (La Terre de Saint-Martin)』
- J. H. 프린 (J. H. Prynne), 『부엌의 시 (Poèmes de cuisine)』
- J. H. 프린 (J. H. Prynne), 『시집 (Poems)』
- J. H. 프린 (J. H. Prynne), 『과거의 진주 (Perles qui furent)』
- J. H. 프린 (J. H. Prynne), 『꽃가루에게 (Au pollen)』
- 내용 요약: 영국의 대표적인 후기 모더니즘 시인 J.H. 프린의 난해하고 독창적인 시 세계를 분석합니다. 프린의 시는 관습적인 의미를 전달하려 하지 않으며, 독자가 눈으로 쉽게 소화할 수 있는 '메시지'를 거부합니다. 대신 낯선 어휘와 구문, 고정된 형태를 통해 시 자체를 하나의 단단한 몸(corps)으로 만듭니다. 서평자는 이러한 시를 프랑스어로 번역하는 작업이 얼마나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인지, 그리고 이 난해함이 독자에게 단순한 메시지가 아닌 언어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게 만드는 미학적 경험임을 설명합니다.
로랑 제니 (Laurent Jenny): «사진에서 포스트-사진으로 (De la photographie à la post-photographie)»- 서평 대상:
- 조안 폰트쿠베르타 (Joan Fontcuberta), 『눈과 검지: 바르트 리셋 (L’Œil et l’Index. Barthes reset)』
- 조안 폰트쿠베르타 (Joan Fontcuberta), 『포스트-사진을 위한 선언 (Manifeste pour une post-photographie)』
- 내용 요약: 아날로그 사진에서 디지털, 그리고 인공지능(AI)이 생성하는 이미지로 넘어가는 '포스트 사진' 시대를 고찰합니다. 롤랑 바르트의 "그것이 존재했음(Ça a été)"이라는 지표적 진실성을 반박하며, 과거 멕시코 범죄 사진에서 억지로 연출된 '가리키는 손가락'을 예로 들어 아날로그 사진 역시 조작적이고 불확실함을 폭로합니다. 나아가 명령어로 생성되는 AI 이미지는 현실의 지표가 아니라 텍스트의 종속물에 불과하지만, 폰트쿠베르타는 이를 다원적인 세계를 창조하는 '허구의 이미지'로 긍정하며 예술가의 역할을 새로운 이미지를 생산하는 자에서 기존 이미지를 처방하고 재활용하는 자로 재정의합니다.
장-루 부르제 (Jean-Loup Bourget): «라이트 오브 더비의 기이한 야상곡들 (Les singuliers nocturnes de Wright of Derby)»- 서평 대상:
- 크리스틴 라이딩, 존 킹 (Christine Riding et Jon King), 『그림자 속의 라이트 오브 더비 (Wright of Derby from the shadows)』
- 내용 요약: 18세기 영국의 화가 조지프 라이트 오브 더비(Joseph Wright of Derby)의 회고전을 다룹니다. 그는 빛과 그림자의 강렬한 대비를 보여주는 테네브리즘(ténébrisme) 야상곡(Nocturnes)으로 유명하며, 과학적, 계몽주의적 장면을 묘사했습니다. 그러나 서평자는 그를 단순한 '영국의 카라바조'나 산업혁명의 기록자로 환원하는 것을 경계합니다. 라이트의 그림 속에는 과학적 호기심뿐만 아니라 죽음에 대한 공포, 연금술, 신비주의, 고딕 소설적 기괴함이 혼재되어 있으며, 이는 다양한 양식이 혼합된 절충주의적 야상곡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합니다.
티에리 오케 (Thierry Hoquet): «L.D.T.: 도널드 트럼프의 언어 (L. D. T. : Le langage de Donald Trump)»- 서평 대상:
- 제롬 비알라-고드프루아 (Jérôme Viala-Gaudefroy), 『트럼프의 말들 (Les Mots de Trump)』
- 앤디 커티스 (Andy Curtis), 『나쁜 언어: 도널드 트럼프 해독하기 (Bad language. Decoding Donald Trump)』
- 바르바라 카생 (Barbara Cassin), 『말의 전쟁: 트럼프, 푸틴, 그리고 유럽 (La Guerre des mots. Trump, Poutine et l’Europe)』
- 내용 요약: 현대의 권위주의적 언어인 '트럼프의 언어(Lingua Donald Trump, LDT)'를 분석합니다. 트럼프의 언어는 유치하고 어휘가 빈약해 보이지만 역설적으로 매우 치명적이고 효과적인 대중 선동 무기입니다. LDT의 세 가지 특징으로 1) 거짓말과 가짜 뉴스의 끊임없는 남발, 2) 사실을 왜곡하고 적을 모욕하는 조지 오웰식 '신어(novlangue)', 3) 남성우월주의를 바탕으로 한 젠더 폭력적 화법을 꼽습니다. 이 글은 트럼프를 단순히 자본주의적 허풍선이로 폄하하는 것을 넘어, 그의 언어가 가진 포르노그래피적 속성과 미디어 지배력을 진지하게 비판하고 이에 맞서는 저항의 필요성을 역설합니다.
- 서평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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