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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글

김현 선생 30주기

비평쟁이 괴리 2020. 9. 11. 15:21

올해는 김현 선생이 돌아가신 지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내 요량으로는 이제 김현 선생에 대한 본격적인 이해가 시작되어야 할 때다. 그동안 이곳저곳에서 많은 김현론이 쓰여졌고 나도 얼마간의 글을 발표하였으나, 아직은 피상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른바 본격적인이해는 한국 지식인들의 지성사의 맥락 속에 김현 선생을 위치시킬 때 방향이 잡히게 될 것이다. 특히 유교적 정신 세계의 몰락, 아니 몰락이라기보다는 잠복이라고 해야 하리라, 그 잠복 이후에 개시된 중요한 정신적 흐름들의 길항이 어떻게 변주되어 갔느냐를 포착하는 게 핵심이 될 것이다.

이런 생각을 겸하여, 올해 두 종류의 추모 사업을 치렀다. 하나는 김인환 선생님을 비롯, 홍정선, 김연권, 이철의 교수와 함께 김현 선생의 나날의 일상을 복원하기 위한 작업을 좌담의 방식으로 진행했고, 문학과사회여름호에 발표하였다. 다른 하나는 김현 선생을 포괄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심포지엄을 기획해서, 한국불어불문학회, 비교한국학회, 연세대학교 인문학 연구원 주최로 올해 812일 방송통신대학교 강당을 빌려서, ‘김현의 프랑스문학 연구와 한국문학 비평이라는 김현 30주기 추모 학술대회를 열었다. 가능한 한 이슈들을 많이 톺아내는 게 일차적인 목표로서, 김현의 한국문학비평 뿐만 아니라, 프랑스 문학 연구를 두루 전반적으로 조명하려고 했다. 발표자들이 이런 의도에 잘 호응해주어서, 알찬 대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프랑스 문학 연구쪽에서, 김현 선생의 프랑스 문학 연구 성과들의 목록을 일일이 정리한 이철의 교수의 발표, ‘선택적 친화의 개념을 도입해서 김현의 문학사회학연구를 비평적 지향과 연관시키려 한 홍성호 교수의 글, 그리고 날카롭게도 김현 교수의 제네바 학파 연구속에 숨어 있는, ‘교육자로서의 정체성을 세우려는 욕망을 읽어낸 김영욱 교수의 발표, 모두 흥미로운 시발점을 제시하였다고 생각한다. 발표된 글 중 프랑스 문학 연구 쪽의 상당수는 한국불어불문학회의 기관지 불어불문학연구가을호에 게재되었고, 프랑스 문학 쪽 일부와 한국문학비평 쪽은 국제비교한국학회의 기관지인 비교한국학의 가을호, 겨울호에 분재되어 게재될 것이다.

이번 심포지엄 발표의 전체 목차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기조 강연|

 

홍정선: 〈김현의 문학관 : 문학이란 무엇인가?〉

 

정명교: 〈비판의 요건으로서의 교양과 실증 그리고 윤리 - 곽광수 교수의 김현 비판 검토, 혹은 김현의 서양이론 변용 알고리즘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샘플이〉

 

| 제 1 분과: 김현과 프랑스 문학 |

 

〈선택친화성으로 본 김현의 문학사회학〉

| 발표: 홍성호 | 토론 : 이용철

 

〈반성의 문학, 또는 ‘‘시작만 있는 문학”: 한국의 프랑스문학의 위기와 김현의 프랑스문학 연구〉

| 발표 : 이철의 | 토론 : 심재중

 

〈김현 문학연구의 체계성: 『제네바학파 연구』의 경우〉

| 발표 : 김영욱 | 토론 : 김예령

 

〈김현의 한국문학의 이념형 구체화 작업 연구-1971 년 ~1977 년 저작을 중심으로〉

| 발표: 신동재 | 토론 : 이찬규

 

I 제2분과: 김현 비평과 글쓰기 |

 

〈거시비평과 미시비평의 상호침투적 종합 - 김현 비평의 방법론〉

| 발표: 오형엽 | 토론: 김남혁

 

〈문학의 고고학과 귀납적 보편-김현 초기 시 비평 연구〉

| 발표: 조강석| 토론 : 이찬

 

〈김현 후기 비평에 나타난 폭력론 연구〉

| 발표: 한래희| 토론 : 김동식

 

이 두 사업 외에, 지금 대학원생들이 저마다 김현 선생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이미 발표된 것도 있다. 한헤린의 김현 비평에 나타난 만남의 문제비평문학여름에 발표되었다. 가능하면 올해 안으로 모든 글들을 모을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