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언어의 새벽’을 탐험하는 법 본문

바람의 글

‘언어의 새벽’을 탐험하는 법

비평쟁이 괴리 2020. 9. 10. 11:36

아래 글은, ‘언어의 새벽 하이퍼텍스트와 문학을 탐험하는 법에 대한 공지 글이었다.

 

■ 언어의 새벽 ― 하이퍼텍스트와 문학'의 기본 형식

 

 

안녕하십니까? '언어의 새벽 ― 하이퍼텍스트와 문학'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곳은 언어로 이루어진 하이퍼텍스트가 실험, 실연되는 장소입니다.

이곳을 언어의 숲이라고 이름 붙여 보겠습니다. 이 곳은 글자들이 가지를 이루어 얼기설기 얽힌 숲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개념

 

2. 구성

2.1 첫번째 숲

2.2 두번째 숲

 

3. 탐험하는 방법

3.1 위의 메뉴

3.2 아래 메뉴

 

4. 뜻

4.1 우리는 무엇을 꿈꾸는가?

4.2 왜 김수영인가?

4.3 왜 4월 19일에 행사를 하는가?

 

5. 특전

 

 

■ 개념

 

 

이 숲의 기본 개념은 문학 텍스트를 하이퍼텍스트의 방식으로 엮는 것입니다. 즉, 각각 자율적이고 완결적일 수 있는 문학 텍스트들을 특정한 표지에 근거하여 쌍방향적으로 링크시키는 것입니다.

 

배경 그림도 음향도 없습니다. 오직 문자만 있습니다. 그래서 통상적인 하이퍼텍스트처럼 즉각적인 감각 효과를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문자들이 어지럽게 이어지기 때문에 출구를 알 수 없는 미로 속에 들어선 느낌을 가질 것입니다.

 

그러나, 문학은 문자라는 추상적인 기호 안에 지극한 상상의 세계와 은밀한 감각적 희열을 꽁꽁 뭉쳐 넣습니다. 이 기호-미로의 비밀을 조금씩 풀어나가는 과정 속에서 탐험자는 화려한 멀티미디어가 제공하는 것과는 다른, 언어만이 줄 수 있는 진기한 느낌과 서늘한 인식이 가슴 밑바닥으로부터 차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구성

 

이 언어의 숲은 이중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처음의 구조가 일차적인 숲을 이루었고, 두번째 구조는 이제 여러분이 크게 자라게 할 숲입니다. 첫번째 숲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1. 첫번째 숲

 

 

 

구성

이 숲은 처음에 하나의 씨앗글로부터 자라났습니다.

 

그 씨앗글은 김수영 시인의 [풀]이라는 시 중 첫 행 "풀이 눕는다"라는 짧은 시구입니다. 이 짧은 시구에, 다섯분의 문인이 각각 글을 붙여 주셔서 5개의 언어의 줄기가 피어났습니다. 붙여주시되 그냥 붙여주신 게 아니고 다음의 원칙에 따랐습니다.

 

 

㉠ 새로 씌어지는 글은 씨앗글의 일부(어절, 단어, 문장)를 포함시킨다.

㉡ 글의 분량은 5-200자(띄어쓰기 포함) 사이로 한다.

 

 

이렇게 해서 솟아난 5개의 새순 각각에 다시 다섯분의 문인이 글을 써주셨습니다. 5개의 줄기에 각각 5개의 가지가 붙었으니, 이번에는 전부 25분이 참여해주셨습니다. 원칙은 위와 비슷합니다.

 

 

㉠ 새로 씌어지는 글은, 어미 가지글(참조가 된 글, 여기서는 씨앗글로부터 태어난 5개의 줄기글 중 하나)의 일부를 포함한다.

㉡ 글의 분량은 5-200자(띄어쓰기 포함) 사이로 한다.

 

 

이렇게 해서 25개의 글가지가 새로 생겨났습니다. 이 글가지들의 각각에 다시 5분의 문인이 글을 위와 같은 원칙에 의해서 글을 써주셨습니다. 25분의 글에 5분의 글이 붙어서 125개의 글가지가 생겨났습니다.

 

이렇게 하여, 총 156개의 글(김수영 시인의 씨앗글 포함)이 가지를 뻗어서 자그마한 언어의 숲을 이루었습니다.

 

 

 

참여 문인

이 첫번째 숲에 참여하신 문인들은 '새로운 예술의 해 문학분과위원회'에서 선정했습니다. 수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의 문학인들 전부를 모시지 못한 걸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두번째 언어의 숲에서는 누구든지 자유롭게 참여하실 수 있으니, 이 작업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문인들께서는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문인들의 배열은 연령, 성별, 장르를 고려치 않고 무작위로 하였습니다. 이 무작위 배열은 문학분과위원 중 한 사람이 작성한 간단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담당하였습니다.

배열을 무작위로 한 까닭은 가상공간의 민주적 특성을 실천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작업의 특이성 때문에 낯설거나 거부 반응을 가질 문인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 분들의 의사도 충분히 존중되어 마땅합니다.

다만, 이 실험 뒤에 놓여 있는 순수한 호기심과 의욕을 해량해주시고 따뜻이 지켜봐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2. 두번째 숲

 

 

 

구성

첫번째 숲이 이루어진 다음, 이 숲의 각각의 가지에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하여 글을 접목시킬 수 있습니다. 이것이 두번째 숲을 이룹니다.

 

 

 

참여자

문학에 애정이 있고 인터넷에 접속하실 수 있는 분들이면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글붙이기를 희망하시는 분들은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다음 사항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셔야 합니다. 이것은 이 실험이 어떤 악의나 장난에 의해서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절차이며, 참여자들께서 제공해주신 정보를 결코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기록해야 할 항목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① 이름 (본명): 필명으로 게시되길 희망하실 경우에는 본명 다음에 '/'를 긋고 필명을 써주십시오.

② 주민등록번호

③ 직장(학생인 경우에는 학교)

④ 주소

⑤ 연락처(전화번호)

⑥ e-mail 주소

⑦ 신원공개 가부 여부: 신원을 공개하길 원하거나 원하지 않거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제한

① 글의 분량은 5-200자 (띄어쓰기 포함) 사이이어야 합니다.

② 접목이 신청된 글에 대해서는 관리자가 채택 여부를 결정합니다.

③ 결정의 기준은 공공성입니다. 즉, 공공의 장소에는 어울리지 않는 상스런 말이나 비문이 들어있는 글은 채택이 거부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접목 신청 후 실제로 글이 게시되는 데 약간의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④ 한번 접목된 글은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없습니다. 수정이나 삭제를 원하는 분은 관리자에게 e-mail을 보내주십시오.

⑤ 각 글에 접목될 수 있는 '자식 가지글'의 숫자는 100개로 제한합니다.

⑥ 필요에 따라, 이 두번째 언어의 숲은 지워지고 처음부터 새로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일시

두번째 언어의 숲은 2000년 4월 10일부터 18일까지 시험적으로 운영되며, 2000년 4월 19일 정식으로 가동됩니다. 4월 19일부터 4월 30일까지 ‘문화관광부 새로운 예술의 해 문학분과의 추진 사업’의 이름으로 공식 행사를 하며, 이 행사가 끝난 후, 이 숲을 계속 가꾸어나갈 것인지 아니면 중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추후 알려드리겠습니다.

 

 

 

 

■ 여행하는 방법

 

'언어의 새벽 -- 하이퍼텍스트와 문학'은 무엇보다도 문학적 실험입니다. 우리는 일체의 다른 표지들이 없이 문학 텍스트들만이 한없이 이어지는 숲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이 숲을 탐험하기가 너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별도의 이정표 역할을 하는 메뉴들을 위 아래에 넣기로 하였습니다.

 

물론, 우리가 권하는 가장 좋은 여행법은 문학 텍스트 위에서 마우스를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러면 색깔이 바뀌는 글자가 있습니다. 그곳이 다른 텍스트들로 이어지는 통로입니다. 그곳을 클릭하십시오. 하나의 글만 연결되어 있으면 바로 그 글로 넘어가고, 여러개의 글이 연결되어 있으면 이어진 글들의 첫 대목을 보여주는 목록이 나타납니다.

 

1. 위의 메뉴

 

1) '언어의 새벽이란?': 이 작업의 취지문을 볼 수 있습니다.

2) '길잡이': 지금 여러분이 보고 계신 안내문이 나타납니다.

3) '씨앗글': 이 언어의 숲을 이루는 데 최초의 씨앗글이 되었던 김수영 시인의 시구 '풀이 눕는다'가 나타납니다.

4) '숲의 지도': 이 숲을 이루는 문학텍스트들이 이어져 있는 모양을 종적 배열로 보실 수 있습니다.

 

4) ‘숲의 지도’와 ‘숲의 사람들’에서 알아두어야 할 아이콘

 

: 이어진 글들을 감추고 있다는 표지. 이 아이콘을 누르면 이어진 글들이 목록이 나타납니다.

 

: 이어진 글들의 목록이 현재보기에서 나타나 있음을 가리키는 표지

 

: 아무 것도 이어진 글이 없음을 뜻함.

 

 

5) '숲의 지도': 이 숲을 이루는 문학텍스트들이 이어져 있는 모양을 종적 배열로 보실 수 있습니다.

 

① 이 지도는 우선 1단계의 배열만을 보여줍니다. 배열도의 왼편에 있는 씨앗 모양의 아이콘을 누르면, 이어진 글들의 목록을 볼 수 있습니다.

* 아이콘을 클릭한 글이 맨 위로 올라오고, 그 글에 이어진 다음 계층의 글 목록이 아래에 깔리며, 그런 다음, 클릭한 글과 같은 계층에 속하는 다른 글들이 아래에 배열됩니다.

② 글 목록 왼쪽의 아이콘에 마우스를 대면 글쓴이의 이름이 나타납니다.

③ 글 목록에 마우스를 대면 글쓴이의 약력 혹은 자기 소개가 나타납니다.

④ 글 목록에 마우스를 클릭하면 글 전문이 나타납니다.

⑤ 화면 오른쪽에

번째 깊이까지 보여줍니다.

‘선택’에서 숫자를 선택하면 숫자에 해당하는 단계까지의 배열도를 보여줍니다.

⑥ 화면 오른쪽의

‘글내용’ 혹은 ‘글쓴이’를 검색할 수 있습니다.

 

⑦ '모두 열기': 글의 배열도 전체를 보여줍니다.

⑧ ‘모두 닫기’: 글의 배열도를 닫고, 씨앗글과 1단계 배열도만을 보여줍니다.

 

6) '숲의 사람들': 이 숲에 글을 보태주신 분들의 이름이 나타납니다.

① 처음엔 씨앗 모양의 아이콘과 김수영이라는 이름만이 나타납니다. 아이콘에 마우스를 클릭하면 아이콘의 모양이 바뀌고 글쓴이의 명단이 계층별로 열려 나갑니다.

② 글쓴이 이름에 마우스를 대면 약력이 나타납니다.

③ 씨앗 모양의 아이콘에 마우스를 클릭하면 이어진 김수영으로부터 현재의 글쓴이에까지 이르는 경로 및 이 글쓴이에 이어진 글쓴이들의 목록을 보여줍니다.

④ 글쓴이 이름에 마우스를 대면 약력이 나타나고, 마우스를 클릭하면 글 전문을 보여줍니다.

⑤ 전체보기: 글쓴이의 전체 명단을 계층별로 정리해서 보여줍니다.

⑥ ‘숲 속으로’: 현재 글쓴이 다음 계층의 글쓴이 목록을 보여줍니다.

⑦ ‘숲 밖으로’: 현재 글쓴이가 속한 계층을 닫고 상위 계층으로 넘어갑니다.

 

7) '게시판': 이 작업에 대한 질의 응답 및 토론을 하는 곳입니다.

8) '만든 사람들': 이 작업을 주관 기획 제작한 사람들의 이름을 볼 수 있습니다. 방문자 수와 올라온 글의 양도 볼 수 있습니다.

9) '처음으로': 초기 화면으로 돌아갑니다.

 

 

2. 아래 메뉴

 

아래 메뉴는 화면 중앙의 문학 텍스트에 직접 관련된 메뉴들입니다.

 

 

1) '따온 글': 지금 보고 있는 글이 접목한 준거 텍스트를 볼 수 있습니다.

2) '잇는 글': 지금의 텍스트에 접목된 글들의 목록을 볼 수 있습니다.

3) '글 붙이기': 지금의 텍스트에 붙어 새로운 글을 작성합니다.

 

 

 

 

 

■ 뜻

 

1. 우리는 무엇을 꿈꾸는가?

 

취지문: [언어의 새벽이란?]을 읽어주십시오.

 

2. 왜 김수영인가?

 

우리는 김수영 시인의 마지막 시 [풀]의 첫 행 "풀이 눕는다"를 씨앗글로 선택했습니다. 아마도 왜 김수영 시인인가, 하는 의문을 가질 분도 계실 것입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김수영 시인이 한국 현대시의 첫 장을 연 시인이라고 우리가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개화기이래 외국 문물의 압도적인 영향 하에 새로운 문학의 틀을 구성하려는 노력 중에 태어난 시들을 한국 근대시라 이름할 수 있다면, 해방 이후, 서양으로부터 유입된 이 문학 개념들을 한국적 토양 위에서 새롭게 재구성하고 더 나아가 그것을 한국적 전통(김수영 시인은 [거대한 뿌리]에서 "전통은 아무리 더러운 전통이라도 좋다"라고 말했습니다.)과 연결시켜야 한다는 자각으로부터 태어난 시들을 현대시라 이를 수 있겠습니다.

 

김수영 시인은 그 자각을 최초로 보여준 몇 안 되는 시인들 중의 한 분입니다. 김수영 시인의 시가 유파를 막론하고 후대의 시인들에게 광범위한 영향을 끼친 것은 그 때문입니다.

 

이렇다는 것은 김수영 시인의 시가 한국시의 역사에서 새로운 출발점을 이룬다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는 '언어의 새벽 ― 하이퍼텍스트와 문학' 역시 디지털 문명 사회에서의 시의 새로운 모색으로서 기획하였습니다.

 

김수영 시인의 시를 씨앗글로 택한 것은 이렇게 새로운 출발이라는 의미를 공유하여 우리의 모색이 진지하고도 활기차게 뻗어나가기를 기원하기 때문입니다.

 

3. 왜 4월 19일에 행사를 하는가?

 

1960년 4월 19일은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학생 혁명이 일어난 날입니다. 4.19는 한국인에게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삶을 건설할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확인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4.19는 현대사의 출발점을 이룬다고 할 수 있습니다.

 

4월 19일을 행사일로 정한 것 역시 4.19 혁명의 정신을 되새기면서 우리의 작업이 한국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작은 시도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하기 때문입니다.

 

 

 

 

■ 특전

 

1) 내용: 이 작업은, 4월 19일부터 4월 30일까지, 문화관광부 새로운 예술의 해 문학분과위원회의 공식 사업의 이름으로 진행됩니다. 이 기간 중에 게시된 일반 네티즌들의 글 중 아름다우며 멋지게 접목된 글 중 몇편을 선정해 상을 드립니다.

* 4월 10일부터 4월 18일 사이의 시험가동기간 중에 올라온 일반 네티즌들의 글은 모두 지워집니다. 수고스러우시겠지만 공식 행사 기간 중에 다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2) 대상:

2000년 4월 19일 새벽 0시부터 4월 26일 자정까지 게시 신청된 글로서, 2000년 4월 19일 새벽 0시부터 4월 30일 자정 사이에 인증되어 게시된 글.

 

3) 시상 내역

① 대상: 1명 100만원

② 금상: 2명 50만원

③ 은상: 3명 30만원

④ 입선: XX 명 ‘언어의 새벽 ― 하이퍼텍스트와 문학’의 로고가 새겨져 있는 문진(文鎭).

* 입선자는 게시된 글의 총수에 따라 조절될 수 있습니다.

4) 발표: 2000년 5월 5일

5) 시상: 추후 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