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김경욱의 『위험한 독서』( 본문

울림의 글/소설읽기

김경욱의 『위험한 독서』(

비평쟁이 괴리 2011. 8. 13. 22:28

김경욱의 위험한 독서(문학동네, 2008)의 일차적인 특징은 생에 대한 아쉬움이 큰 연유로 좀 더 나은 삶에 대한 의욕으로 꽤 달아오른 인물들을 그린다는 것이다. 독자 역시 무의식적으로 인물들에 전염되어 조용히 들뜬다. 두 번째 특징은 인물들의 저 의욕들이 자기 정당화를 위한 논리를 낳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논리적 세계는 어떤 성공한 논리적 세계를 큰 타자로 두고 있다. 인물들의 합리화는 가상의 성공한 합리화를 흉내내며 구성된다. 그러나 인물들의 합리화는 자가당착, 자승자박의 방식으로 실패한다. 반면 성공한 합리화의 뒤에는 불가해한 어둠 혹은 음모 또는 환상이 있을 뿐이다. 위험한 독서의 궁극적 효과는 성공한 합리화와 실패한 합리화 사이에서 삐져나오는 아이러니이자, 그 아이러니가 자아내는 산다는 것의 비애이다. 아니 그 뿐이 아니다. 그 아이러니를 산출한 사람들의 의욕이 품고 있는 환상 구조에 대한 성찰 역시 그의 작품들이 권하는 문제이다. 후반부의 두어 작품에 밀도가 좀 더 부여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2009.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