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4/03/27 (2)
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 아래 글은 '동인문학상' 제 55회 세 번째 독회에 대한 결과로서의 독회평이다. 조선일보 홈페이지에서도 읽을 수 있다. 신문사의 양해를 얻어 블로그에 올린다. 작품의 주제와 사건에 대해서는 다른 심사위원들의 평을 참고하시기 바라며, 필자가 생각하는 핵심 사항만 적기로 한다. 김초엽의 『파견자들』(퍼블리온, 2023.11)은 ‘과학소설(Science Fiction)’의 본령에 육박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입장에서는, 아주 오래 전에 씌어진 이영의 『신화의 끝』(좋은 벗, 1999)에서 예감했던 한국 과학소설의 전도가 오래 횡보(橫步)를 하다가 이제 본격적으로 발사대에 서게 되었다는 느낌이다. 여기에서 ‘본령’이란 말이 ‘과학소설’에 고정불변의 정의를 부여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읽히지 않기를 ..
※ 아래 글은 '동인문학상' 제 55회 세 번째 독회에 대한 결과로서의 독회평이다. 조선일보 홈페이지에서도 읽을 수 있다. 신문사의 양해를 얻어 블로그에 올린다. 최진영의 『단 한 사람』(한겨레출판, 2023.10)은 오늘의 한국 소설, 아니 한국문화의 특정한 예각을 살피게 한다. 예각이라고 했지만 실제로 이런 유형의 문화를 자발적으로 즐기는 인구가 상당수를 이루고 더 나아가 증가하고 있다는 짐작이 이 작품을 주목하게 한 까닭이다. 두 가지 점을 말해보자. 하나는 판타지(가상 현실)를 현실 상황에 도입하는 방식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을 다시 언급하자면 판타지는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소망적 상황을 현실로 간주하고 참여시키는 장르이다. 이 ‘비현실성의 현실성’이 작동하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