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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유일한 응모작인 「붉은 꿈」은 ‘분홍신’의 상징에 반향하는 작품이다. ‘분홍신’이란 지극히 세속적인 욕망의 불가해한 항구성을 가리킨다. 그 욕망이 불가해하다는 것은 두 가지 차원에 놓여 있는데, 하나는 지극히 하찮은 소유욕이 그것의 원형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기껏해야 명품이나 날씬한 몸매 혹은 화끈한 사랑 등에 대한 욕심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욕망은 이미 좌절한 욕망, 혹은 욕망의 찌끼에 불과한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서서히 사그러들기는 커녕 사람의 몸속에서 집요히 꼬물거리면서 끊임없는 불안과 충동의 원천으로 작용한다. 그 욕망의 또 다른 불가해성은 이 욕망의 주인은 욕망 자신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약으로도 퇴치되지 않는 기생충과도 같아서 숙주인 인간을 결코 죽이지 않으면서 인간 속에서..
대학생 문학을 바라보는 포인트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글쓰기의 기초에 대한 점검이다. 그 훈련이 되어 있지 않으면 발전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둘째, 기성문학에서 볼 수 없는 과감한 실험정신이다. 그것은 한국문학을 통째로 전복하겠다는 욕망이야말로 대학생의 양보할 수 없는 특권이기 때문이다. 셋째, 대학생의 체험을 인간의 보편적 문제에 어떻게 연결시켰는가이다. 대학생의 체험이 대학생의 의식에 머무르는 경우가 허다한데, 그렇게 해서는 성인의 문학인 소설에 합당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투고된 12편의 작품 중 마지막까지 주의를 끈 것은 네 작품이었다. 「나르시스트」는 이상의 「거울」에서 제기된 분열된 자아의 문제를 만화적으로 가공했다는 게 흥미로웠다. 하지만 인간의 근본적인 심연을 이루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