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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의 순간에 하고 싶은 말

비평쟁이 괴리 2014. 4. 13. 17:51

프랑스 2’ TV채널은 일요일 오전 시간대를 종교 방송으로 채우고 있다. 불교에서 시작해, 마호메트교, 유대교, 동방정교, 프로테스탄트를 거쳐, 최종적으로 가톨릭의 미사로 끝난다. 이 시간대 내내 종교와 관련된 다양한 지식과 실천들, 그리고 생활양식들이 소개되고 있기 때문에 아침나절 내내 이 채널을 켜놓고 있다. 오늘은 프로테스탄트 다큐멘타리에서 슈바이처 박사의 생애에 대해서 소개하였다. 그이의 헌신적인 삶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지만, 직접 그에게 치료를 받았던 사람들, 그의 옆에서 그를 도왔던 사람들의 육성을 통해 그의 행적을 든는 건 특별한 감동을 느끼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나를 뭉클케 한 것은 슈바이처 박사가 임종의 순간에 했다는 말이었다. 산파일을 하면서 그를 도왔던 부인의 증언에 의하면, 그는 돌아가시기 전 병상에서 끊임없이 음악을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정말 아름다워! C’est merveilleux!”라는 한 마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그 말을 전한 부인은 그 말이 자신의 삶을 완수한 것에 대한 만족의 말이었을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게 무엇이었든 나도 죽을 때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있기 위해 살아야 한다.(2014.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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