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가브리엘 드 크와냐르 Gabrielle de Coignard (1550?-1586?) 본문

울림의 글/프랑스의 여성시

가브리엘 드 크와냐르 Gabrielle de Coignard (1550?-1586?)

비평쟁이 괴리 2023. 3. 4. 08:15

소네트 – 무제

나는 날개 달린 말이 바위를 차서 
솟아나게 한 샘물을 결코 마신 적이 없어요.[1]
그런 이교도의 물엔 손을 적시기도 싫어요.
내 아픔을 달래기 위해 다른 음료를 찾는답니다.

거대한 갈증조차도 멈추게 할 수 있는
지고한 은총의 천상의 개울로부터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를 열렬히 바라오니,
거기서 내 가슴에서 세속의 오점을 씻고 싶습니다.

나는 영광스런 월계관을 쓰고 싶은 게 아닙니다.
도금양의 왕관이든 올리브 잎 왕관이든 마찬가지에요.
그것들은 가장 고결한 얼굴들을 위해 남겨두세요.

내 영혼엔 불안이 가득하고,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하니
내가 어찌 오연(傲然)함의 표식들을 두르겠어요.
나의 주님도 가시관을 쓰시지 않았던가요 ?

[1] 그리스 신화에서 날개 달린 말 ‘페가수스’ 참조. 말발굽을 차서, ‘뮤즈들’의; 샘인 ‘이포크렌느Hippocrène’ 샘을 솟아나게 했다. 여기서는 비 정통적인 방식의 시작을 가리키는 듯하다.

Je n’ay jamais gousté de l’eau de la fontaine,
Que le cheval aeslé fit sortir du rocher.
A ses payennes eaux je ne veux point toucher,
Je cerche autre liqueur pour soulager ma peine.

Du celeste ruisseau de grâce souveraine,
Qui peut des altérez la grand soif estancher:
Je desire ardemment me pouvoir approcher,
Pour y laver mon coeur de sa tasche mondaine.

Je ne veux point porter le glorieux laurier,
La couronne de myrte ou celle d’olivier,
Honneurs que l’on reserve aux testes plus insines.

Ayant l’angoisse en l’ame, ayant la larme à l’oeil,
M’irois-je couronnant de ces marques d’orgueil,
Puis que mon Sauveur mesme est couronné d’espines?

영적 소네트 제 10편

어두컴컴한 밤, 당신의 검은 망토를 두시고
은총 가득한 새벽을 깨우러 가옵서.
저를 삼키는 근심과 제 머리를 어지럽히는
변설들을 멀찍이 쫓아주소서.

청명하고 아름다운 은총의 날이 밝았습니다.
태양은 지상을 비추고
저는 침상을 눈물로 가득 채웠던
눈을 아직 감지 않았고 결코 감지 못합니다.

평화롭고 졸음이 다가오는 어스름의 저녁
그칠 새 없는 영혼의 눈물을 누가 알겠습니까 ?
저는 저의 고통을 제 가슴 안에 숨깁니다.

세상이 그걸 알아서는 안되지요.
하지만 저는 머뭇거림없이 당신께 기도합니다.
그 고통 주님의 발 아래 드리옵니다.

SONNET SPIRITUEL X

Obscure nuit, laisse ton noir manteau,
Va reveiller la gracieuse aurore,
Chasse bien loin le soinB qui me devore, 
Et le discours qui trouble mon cerveau.

Voicy le jour gracieux, clair et beau,
Et le soleil qui la terre decore,
Et je n'ay point fermé les yeux encore,
Qui font nager ma couche toute en eau 1.

Ombreuse nuit, paisible et sommeillante, 
Qui sçais les pleurs de l'ame travaillantec, 
J'ay ma douleur cachée dedans ton sein,

Ne voulant point que le monde le sçache, 
Mais toutefois je te pry’ sans relasche, 
De l'apporter aux pieds du Souver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