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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황동규의 「재입원 이틀째」
재입원 이틀째 성긴 눈발 속에 바다로 가던 길이 모퉁이를 돌며 주춤주춤 멈춘다 마지막으로 한번 되돌아보듯, 하긴 살다가 나도 모르게 도달한 곳, 돌 성글게 박아 몸 뒤틀며 내려가는 좁은 길, 잎 진 나무 하나 앙상한 팔을 들어 눈을 맞고 있다. 팔꿈치에는 찢어진 그물과 팔등에는 새파랗게 얼어 있는 겨우살이 그 옆에는 마른 우물 들여다보면 가랑잎 얼굴들이 모여 있다. 가장자리가 온통 톱날인 얼굴들. 잎 진 나무 하나 마른 우물 모퉁이를 돌며 주춤주춤 멈춘 길. 돌기 전엔 성긴 눈 돌고 나면 밴 눈 하늘과 앞길이 대번 하얗게 질려…… (『버클리 풍의 사랑 노래』, 문학과지성사, 2000) 황동규는 주춤거리고 있다. 길은 늘 인생의 은유이다. 시인은 아팠고 그 아픔이 새삼 종착지에 이르고야 마는 길로서의 인생..
울림의 글/시 한 편 읽기
2011. 8. 13. 2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