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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임영조의 「그대에게 가는 길 6」
그대에게 가는 길 6 그대에게 가는 길을 묻지 않는다 지금 내 생각 내 몸을 끌고 홀로 걷는 이 길이 나의 길이다 아무도 밟지 않는 첫 눈길 같은 그 깨끗한 여백 위에 시 쓰듯 밤낮 온몸으로 긴 자국 이 세상 모든 길은 자기가 낸 업보다 내가 언제 어느 길을 택하든 내 그림자가 한평생을 동행하리라 외롬나무 한 주가 내 뒤를 따르고 내 발자국에 음각되는 불립문자가 구천까지 나를 밀고 가리라 그대에게 언제쯤 당도할까 스스로도 묻지 않고 나선 길인데 어느덧 앞길이 뉘엿뉘엿 저문다 물 위를 달리는 배도 정박하려면 진창에 닻을 박아야 한다, 허나 생의 닻은 때때로 제 발등도 찍는다 잠시 마음의 돛 내리고 방파제에 올라 저린 발 주무르며 쉬려니 멀리 줄포 앞바다가 허연 혓바닥을 낼름거린다 저 바다 한 페이지를 넘기..
울림의 글/시 한 편 읽기
2011. 8. 13. 2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