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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신경림의 「새」
새 머리채를 잡고 자반뒤집기를 하던 시누이도 울고 땅문서 갖고 줄행랑을 놓던 서숙질도 운다 들뜨게도 하고 눈물깨나 짜게 만들던 그 사내도 울고 부정한 어머니가 미워 외면하고 살던 자식도 운다 고생고생한 언니 가엾어 동생도 울고 그 딸도 운다 새도 제 울음 타고 비로소 하늘을 높이 날고 곡소리 타고 맹인 저 세상 수월히 간다지만 얼마나 지겨우랴 내 이모 또 이 울음 타고 저승길 가자니 진 데 마른 데 같이 내디디며 평생을 살아왔으니 저승길 또한 그런가보다 입술 새려 물겠지 (신경림,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 창작과비평사, 1998) 「새」에는 3중의 소리가 포개져 있다. 하나는 망인과 인연을 맺었던 모든 사람들의 울음이다. 싸웠던 사람도, 돈 떼먹은 사람도, 안달나게 했던 사람도 운다. 미워했던 사람..
울림의 글/시 한 편 읽기
2011. 8. 13. 2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