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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 그 섬에 가고 싶다”는 유명한 시구를 지은 시인은 정현종이다. 여기서 ‘섬’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모인 장소를 ‘광장’이라고 부른다면, 섬은 그 광장에 대조되는 장소, 즉 광장 속에 감추어진 모종의 밀실, 고독의 장소일 것이다. 이 고독의 장소는 신비함을 간직하고 있다. 시인이 그 이름을 불러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곳이 되었는데, 아무도 그곳이 정확히 어디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주 성질이 다른, 성질이 더러운 또 다른 고독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실은 이쪽 고독이 더 일반적이다. 가령, 가수 패티김이 “고독에 몸부림칠 때”라고 울부짖을 때, 그 고독은 정말 끔찍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그 노래는 만남이 인간의 본능과도 같은 것임을 강조한다. 누군가와 ..
‘콜레쥬 드 프랑스Collège de France’에서의 푸코Foucault의 마지막 강의록, 『진실을 말하는 용기』가 출간되었다고 ‘르 몽드’지가 전한다. 그와 절친한 친구였던 역사학자 폴 벤느Paul Veyne의 인터뷰가 서평과 함께 실려 있는데, 푸코 강의실의 분위기를 회상하고 있다. 특별히 인상적인 점 두 가지. 첫째, 무수한 청중이 그의 강의실에 몰려 들었다는 것. 다른 교수들의 방청자가 25명일 때 그의 청중은 1,000명이었다는 것이다! 푸코가 아닌 교수들의 비애가 둑 위를 찰랑거리는 장마비 같았겠다. 그들 입장에 서서 반추하니 참 처연스럽다. 강의를 끝내야 한다는 의무감과 더불어 차라리 푸코를 들으러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뭉게뭉게 일었으리라. 어쨌든 또 하나 인상적인 건, 푸코의 강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