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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한 눈빛 (1)
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이시영의 「한 눈빛」
한 눈빛 어머니 병원 가시고 난 지 일주일 창 밖 후박나무 가지 위에 웬 이름 모를 멧새 하나 찾아와 종일을 앉았다가 날아가곤, 앉았다가 날아가곤 한다 어머니 아예 먼길 뜨시려고 저러는 걸까 새는 날아가고 날아간 새의 초점 없는 희미한 눈빛만이 가지 끝에 앉아 밤새도록 흔들거리며 나를 굽어보고 있다 (이시영 시집, 『사이』, 창작과비평사, 1996) 어머니가 입원하신 것과 창 밖에 새 날아온 것이 서로 무슨 관계가 있는가? 인간의 사건과 자연의 광경을 정면으로 맞대놓고 시침 떼는 것은 후반기 이시영 시의 아주 특징적인 면모이다. 그 두 세상 사이의 관계를 눈치 채기 힘들어서 독자는 종종 어리둥절해지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때로 내밀히 조응하는 연결이 숨어 있어서 복잡한 심사를 귀신처럼 드러낸다. 새가 날..
울림의 글/시 한 편 읽기
2011. 8. 13. 2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