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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이경재의 『재현의 현재』, 장경렬의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 조재룡의 『의미의 자리』가 마지막으로 논의되었다. 두루 비평가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난 뜨거운 저서들이었다. 선택이 쉽지 않았다. 『재현의 현재』는 제목이 시사하는 그대로 사회 현실과의 치열한 긴장 관계 속에서 사실의 생생한 기록으로서의 문학작품을 찾아가는 글들로 빽빽하다. “리얼의 환기에 머물지 않는 리얼리티의 재현에 대한 문제의식”을 요구한다는 진술에서 잘 드러나듯이 그의 비평적 탐침은 사실적 묘사에 날카롭게 반응한다. 이론보다 실제에 집중하며 작품의 말을 차분히 따라가는 게 장점이다. 다만 그런 경사는 그가 근거했던 이론 자체에 대한 반성적 질문으로 변이해야 마침내 생동성을 타게 될 것이다. 시조비평들을 모아 놓고 있는 『변..
조재룡의 『한 줌의 시』, 권성우의 『비평의 고독』, 장경렬의 『예지와 무지 사이』, 김형중의 『후르비네크의 혀』가 최종적으로 논의되었다. 네 권의 비평집이 모두 튼튼한 이론적 토대와 섬세한 비평적 감식안을 겸비하고 있었다. 특히 오늘날 한국 비평의 고질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외국이론의 무분별한 남용의 위험을 벗어나 있는 고급한 비평집들이었다. 그만큼 한 권을 선택하는 게 쉽지 않았다. 조재룡씨의 평론에서는 “고통과 상처의 말”을 품고 진리의 세계에 다가가고자 하는 비평가의 열정이 돋보였다. 다만 열정이 과도하여 세상의 모든 시를 끌어 안고자 하는 의지가 자칫 시적 가치들의 분별을 소홀히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권성우씨의 평론에서는 비평가의 자의식이 강렬하게 드러나고 있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